열개의 초록으로.

by 사포갤러리








20140806_131248[1].jpg Watercolor on Paper/Life









흐른다... 의 의미를 오래도록 생각해 봤다.

없어진다... 는 뜻은 아닐 것이다.

'냇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강물 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강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라는 노랫말이 떠오른다.

흐른다는 것은

정직한 도피 것이다.



빨간 동백꽃이 추위를 먹어버려서인지

아직 얼지 않고 샛강이 흐른다.

나뭇잎 한 개는 외롭다.

나뭇잎 두 개는 너무 다정스러워 불안하다.

나뭇잎 세 개는 짝이 맞지 않는다.

나뭇잎 네 개는 왠지 고집스럽다.

나뭇잎 다섯 개는 중심이 없다.

나뭇잎 여섯 개는 애잔한 신호 같다.

나뭇잎 일곱 개는 행운에 대한 연민이 느껴진다.

나뭇잎 여덟 개는 그리움이더라도 단순해 보인다.

나뭇잎 아홉 개는 초조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핑게를 대며

마지막으로 열 개를 띄워 보냈다.



창가에서

매일 만나는 반달은 보름달이 되고

보름달은 다시 반달이 되고...

하지만 그것은 같은 달이듯이

흘러가는 것은

결국 그 자리에서

변하지 않고

꿈꾸고 있다는 신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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