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

by 사포갤러리








풀밭에는

겨울 내내 병든 꽃인지 시든 꽃인지

꽃은 내음마저 얼어서 잃고 있다가

봄이 되어 다시 세상을 열어 보겠다는 표시를 곳곳에서 하고 있다.

숙제처럼 생각해 온 마당의 마른풀과 낙엽을 긁어모으기 시작했다.

그런데

두 시간 너머 종종거리며 나를 따라오는 새를

곁눈질로 보다가 똑바로 쳐다 보며 미친 사람처럼 말을 걸기 시작했다.

"걱정돼서 왔지?

괜찮아. 잘할 수 있어."

"그곳은 어때?

상상 이상으로 행복한 곳이라는데..."

핑 눈물이 돈다.



세월은 지독하리만큼 꾀가 없다.

유머도 없는 주제에 달리기 하나는 끝이다.

욕을 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다.

어떻게

꽃을 심은 사람의 실체는 벌써 가고 없는데

시들다가 피고 시들다가 피고

꽃은 꽃말마저 간직하고 있을까?


"나는 있는 나다."라는 말은

영원히 신만 외칠 수 있는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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