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잊을 정도로 좋은 가을 날이야.
그야말로 살아 있는 자체가 행복하다는...
자연을 좋아하는 당신이 봤으면
"올레!"하고 땅에 대고 입을 맞출 만큼...
사람의 기원 따윈 있을 수 없는 순수한 축제의 날씨...
오늘
하느님께 미안할 정도로
미사 드리며 졸고, 울고, 졸고, 울고... 를 반복했는데
죄송합니다... 며
뛰쳐나오니
어느새 밖엔 작고 어마어마한 날씨의 축제를
벌이고 있었던 거야.
수 십 가지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초록 축제에
인간의 겸손한 마음만.... 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가을의 알맹이는
투박하지 않은 청명 함인 것 같아.
이런 가을에
어울리지 않게 당신과
같이 올랐던 산 길에서
똑같이 솔방울이나 줍는 나를 누군가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쩌면 아직
퇴색하지 않고 생생히 살아 있는
당신과의 기억을 있는 힘을 다해
열심히 담고 있는 것이니
누굴 기억하기에도 빠듯해.
그래...
살아서
일상의 벽면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영혼이 최고다....
아마도 나의 서투른 착각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