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의 그림

by 사포갤러리








슬픔을 잊을 정도로 좋은 가을 날이야.

그야말로 살아 있는 자체가 행복하다는...

자연을 좋아하는 당신이 봤으면

"올레!"하고 땅에 대고 입을 맞출 만큼...

사람의 기원 따윈 있을 수 없는 순수한 축제의 날씨...




오늘

하느님께 미안할 정도로

미사 드리며 졸고, 울고, 졸고, 울고... 를 반복했는데

죄송합니다... 며

뛰쳐나오니

어느새 밖엔 작고 어마어마한 날씨의 축제를

벌이고 있었던 거야.



수 십 가지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초록 축제에

인간의 겸손한 마음만.... 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20150913_090433[1].jpg Sappho-Metaphor/Mixed Media








가을의 알맹이는

투박하지 않은 청명 함인 것 같아.

이런 가을에

어울리지 않게 당신과

같이 올랐던 산 길에서

똑같이 솔방울이나 줍는 나를 누군가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쩌면 아직

퇴색하지 않고 생생히 살아 있는

당신과의 기억을 있는 힘을 다해

열심히 담고 있는 것이니

누굴 기억하기에도 빠듯해.




20150902_123839[1].jpg Sappho-Metaphor/Mixed Media






그래...

살아서

일상의 벽면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영혼이 최고다....

아마도 나의 서투른 착각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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