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일곱

by 사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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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두드리며 '치매 안 걸린다.'

모두에게 연속 용기를 북돋워 주시는 할머니 요가 선생님.

얼마나 나의 머리가 무거웠는지 손끝으로 두드리는 나의 동작에

산산이 부서질 것 같았다.

문득 니체의 위험한 책에서 읽은 구절을 들이대며

내가 내게 건들거려 본다.



차라투스트라는 날개가 생겨난 이들에게 기대를 건다. 물론 날개가 있다고 해서 발로 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말보다 더 빨리 달리는 타조가 날 수 없는 이유는 그 머리를 여전히 무거운 대지 속에 처박기 때문이다."

분명히 우리 주변에도 시대의 중력장에서 탈주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이들이 있다.

심지어 탈주가 초래할 위험성을 감수할 결심이 선 자들도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자기 시대 자기 삶에 대한 거부만으로는 결코 날 수가 없다.

부정과 거부는 여전히 무거운 자들의 정신이다. 중력의 영은 그것을 놓치지 않는다.

중력의 영이 던진 그물에 걸리면 부정과 거부는 금세 반동이나 허무로 돌변 할 수 있다.

무공을 잘못 익히면 몸을 망친다. 특히 이제 날개가 돋기 시작한 어린 새들이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부정을 통해 도약해서는 안 된다는 것(변증법처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약은 긍정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가벼워지기를 바라고 새가 되기를 바라는 자는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나의 가르침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고 수없이 들었건만

나는 항상 긍정적인 긍정보다

부정적인 긍정이 맘에 든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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