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열

by 사포갤러리






그 옛날, 그 옛날을 더듬어 가보니 어린 시절의 나는

'무엇이 될까?'를 꽤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어떻고 어떤 사람을 '여보'라고 부르고 있을까? 그것도 궁금했다.

우습게도 궁금증이 다 풀렸고

그런 것은 꿈과 동시에 생각해지는 것이 아닌가 했다.

그런데 가끔 다시 '무엇이 될까?'를 생각한다.

물론 남은 이승에서의 무엇을 얘기한다.


이제는 '무엇이 되어 버릴까?'로 말을 바꿔야 하나?

하얗고 쪼그만 할머니가 될 것 같아...

그림은 내 그림으로서 나자신에 부합해서 여전하면 좋겠고...

할머니반 요가를 부지런히 해서 허리는 생각보다 덜 꼬부라졌으면 좋겠고...

소주 2병 든 망태기는 어깨에 찰 수 있는 기운이 있으면 좋겠고...

지금보다 잠과 기억력이 더욱더 없어지면 비좁은 뇌에 못다 한 미운 것들은 까맣게 날리고

좋은 사람을 좋게 생각하다 기울면 좋겠고...

날아가는 새를 바라보는 마음만은 비밀로 여읜 가슴에 넣고...

두려워서 바라보는 올림 시선이 아니라

믿고 의지하는 올림 시선으로 가득 그를 바라보고 싶다...




아무리 애써도 상상조차 안됐던 어린 시절 궁금증이 다 풀어진 지금에야 '이렇군!' 한 마디에 불과하지만

곧 풀릴 이 궁금증도 '이렇군!'이 될까? 그것이 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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