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일곱

by 사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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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삼십년 넘게 열씸히 해왔는데

나를 위한 음식은 가마득하게 기억에 없다.

그래서 작심하고 며칠전

장에 나가서 나만을 위한 것을 고르기 시작했다.


쏘주, 맥주, 스카치위스키, 맛김, 뻥과자,

햇반, 생선, 감자, 천원 팥빙수...

한참 머뭇거리다

한 개 천 오십원짜리 왕자두 열 개를 샀다.


오늘 열어보니 세 개는 썪어 있었다.

먹기도 게으른 종은

먹지 못해 죽을 수도 있다.

아쿠! 잘라 보니

다행히

벌레가 한바탕 파먹고 지나 갔네.

'고마워. 벌레. 너라도 배불렸으니.'

참으로 나라는 인간은

먹는데 소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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