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스물하나

by 사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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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면 하루씩 숫자를 바꿔 끼우는 달력으로

몇일인지 확인한다.

요즘..

형편없이 아찔한 것은

내가 어딜 가고 있는지 갑자기 생각 안날 때와

몇일인데 무슨 약속이 있는지 가마득할 때와

한달은 먹은 알약이 무엇에 먹는 약인지...

여행갈 때 30달러 현금으로 바꾼 돈을

카드만 쓰고 어디다 뒀는지 기억이 안난다.



더 형편없는 기억은

'과부가 어느 날 고추밭에서...'로

시작되는 우스운 이야기를
나는 아닌 것처럼 킥킥대며 듣다가 불현듯

어둡게 나를 덥치는 상실감의 현존을 겨우겨우

참고 돌아 와 밥을 먹으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그가 없어도

나는 있다...' 는 교묘한 삶의 술수가

언제쯤 내게 찾아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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