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잔뜩 마시고 합창 발표회를 보러 갔다.
순서가 뒤바뀌었지만.
노래를 들으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락 날락했다.
관중은 합창단 한 사람 한 사람과
대부분 연이 닿아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삶의 인연에 대해
패배감 내지는 상실감이 무척 깊어져 있다.
'너무한다...'고
매일 중얼댄다.
가장 굵은 인연의 줄이었던 사람이 끊기고나서
어떤 인연도 믿지 않게 되었다.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거지가 되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
안타까움으로 가슴이 무너진다...는 말을
절절이 순간순간 실감한다.
당장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며
따뜻한 손을 잡아 올 것 같은 그 사람을
하루도 빠짐없이 그리워한다.
하지만 그것은
죽어서도 보장이 안되는 꿈일 뿐이다.
재정비 안된 내 삶의 중심은
아직도 그 사람에게서의 기억을 떠나지 못했지만
꿈을 포기하고
과연 악착같이 혼자서라도 살고 싶은 때가 올까?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추운 도로가에 서서
벨소리를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으로 바꾸어
바람소리를 따라 흐르는 노래를 들었다.
그리운 인연 속의 우리는
행복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