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보름 달이 휘영청 뜰 거라고 하더니
거짓말 안 시키고
정말 쌀가루 색깔의 똥그란 달이 떴어...
하지만
이제 그 보름 달은 어릴 때 마냥 입을 벌리고 바라보던 달과는 사뭇 다르더라.
나를 보듬던 어릴 때의 달은
저무는 나이에서 바라보니
군데군데 찻물이 어른거리며
내게 많이 차가워 보였어.
모두들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 하지만
난 이제 애걸하듯
... 하소서.
... 주소서..라고 기도를 끝내고 싶지는 않아.
그저 닦아낼 수 없는 흔적들에게
신이 코를 들이 대고 옳은지 그른지 킁킁댈까 봐
모르는 척 해주길 바랄 뿐이지...
그만큼
당신과의 흔적은 조건 없이
좋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