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하다 생각하는 어떤 오류에 대하여.

by 사포갤러리












DSC_8348.jpg Sappho-Metaphor/Mixed Media(50호 정방형)









당신이 가버린 이후로도 난 열심히 장을 보러 다녀.

넋이 나간 사람처럼 휙 뛰어 들어 가서 둘레둘레 살피다가

오징어? 낙지? 꽁치? 문어? 명란젓?

들었다 놨다... 수 십 번 반복하는데 한 시간 너머...

결국 텅 빈 장바구니엔

소주와 소주의 친구들이 계산대 위에서 날 무참하게 만들곤 하지.







사람이 단순한 종류에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

하나는

배 고프니 밥이 들이 닥쳐 좋아.

졸린데 무엇이든 누워 한 잠을 채울 수 있어 좋아.

추운데 모자와 열이 나를 지켜주니 좋아, 좋아...

그런 종류와


십자가 형에 처해도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발부터 못을 박으면 무슨 문제야?

아무 일이 없네....

그런 종류.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이비 단순형으로

난 참 어렵네...

무척!




해가 저물면 낮의 눈물과는 달리 난 또 숙연해져.

나를 알던 당신과 나만의 거리.

그걸 누가 알까?

아무도 모르지....

안다고 얘기하면

두 달 동안 장을 뱅뱅 돌고 있는 나와

똑같은 멍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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