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정말 낮이 길었다.
눕는 것을 소비의 일종으로 치던 나는 요즘
아주 자주 누워 있다.
소비로 생각하지 말길 내게 당부하면서 말이다.
'야야...그러지마.'
장미에게 아침,저녁 물을 자주 주지만
게 눈 감추듯 물을 빨아 들이고
돌아서면 흔적이 없다.
또 줘, 또 줘....
말려가는 장미 꽃잎이 내게 말한다.
'아, 참.'
용도에 의심이 가는 오래 된 바리깡이 어디선지
우연히 '까꿍!'튀어 나왔다.
너무너무 힘들게 머리통과 수평으로 깎았지만
엉터리 수평이 되어 깎은 내가 울고 싶은데
웃으면서 잘했다 라고 말해 주던 사람이
생각났다.
뭐랄까...
그는 아직도
입장하지 않은 극장표로 내 주머니에 들어 있다.
괜스레 아무 것에나 나는 시비를 걸고 만다.
마을 길의 절름발이 도둑 고양이나 마음대로 제 불을 잡아 끄는 가로수나 유난히 다리가 꼬여 있는 얌이에게.
'뭘 봐!'
4계절로 변하고 해마다 변하고
누구라도 변하니
내가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