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니 뜰에 있는 여름꽃의 시듦이 일파만파 번져
보기만 봤지 가꿀 줄 몰랐던 나로선
당신의 부재가 너무 표시날 까 봐 별 도움이 안 되는 잡초뽑기로
자주자주 뜰을 헤집고 다녀.
그러다 이상한 벌의 무리를 발견했어.
말벌, 꿀벌, 땅벌, 일벌, 여왕벌....
벌은 다 부지런히 날아다니며 일만 하는 줄 알았는데
종일토록 그늘에 앉아 쉬는 벌이 있더라.
어딘지 당신이 금방 알 거야.
전문가가 아니라 알 수 없지만
집 짓는 것 아니고, 알 낳는 것 아니고, 잠깐 쉬는 것 아니고.
이십 마리쯤 며칠 째 줄 서서 낮에 쉬고 밤에 날아 갔다 다시 오고...
이상하다가 신기하다가 괘씸하다가... 싶다가
뭐, 벌이라고 다를까?
그 세계도 농땡이 무리가 있는 게지.
그렇게 생각해 버렸어.
흠...
당신이 있는 그 곳도
농땡이 무리가 있을까?
혹여,
거기 속하신 것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