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배가,아니 내 안이,아니 모두가
비어 있다는 강박증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퍼뜩 물을 마시거나
밥을 집어 넣어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구석구석 생각해 보지만 빈 곳을 모르겠다.
어둑어둑해진 대낮에
바람이 몹시 불어
산등성이와 논길이
이젠 자랄 수 없는 풀로 부풀었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한다.
이렇게 비어버린 느낌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어쩌면
온통 텅 빈 것처럼 착각되는 것은
헛됨을 열심히 새기던 나의 혼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또
저 바람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오늘 가을 바람은
못마땅하게 건방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