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일곱

by 사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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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말끔히 발라내고 머리와 뼈만 남은 것을

사내는 바위 밑 바닷물에 휙 던져버렸다.

거기까지는 나는 그저 그러려니 하고

재미있게 보았었다.

그와 함께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그 뼈만 남은 물고기가 꼬리지느러미만을

부지런히 양옆으로 움직여 저쪽 물 가운데로

도망쳐가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낚시꾼 사내도 어 저놈 봐라 하면서

허허허 어이없는 웃음을 내게로 날렸다.

나는 마지못해 따라 웃기는 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기어코 내가 못 볼 것을 보았구나 하고 낙담하고 있는 모습을 그에게 보이기 싫어서

웃어준 웃음이었다.

.......윤후명< '여우사냥' 중에서 >



뼈만 남은 물고기는 어디로 갔을까요?

혹시 친구들이 알아봐주었을까요?

친구들은 동정을 했을까요, 낙담을 숨겼을까요,

어이없어 했을까요, 웃었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정답이 없기때문에 더 어려운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이 내게 무슨 상관이냐, 라는 말을 한마디로 하자면?

.......

이 소설의 앞부분에 정답이 있습니다.

집어쳐.

< 성석제의 '맛있는 문장들'중에서>



사회 첫 발령을 받고 첫 회식을 했던 생각이 난다.

이미 사회에 번져나온 선배들은

참으로 알 수 없는 행동의 규율이나 두뇌의 규칙에

한껏 매여 우리들을 틀에 가두기 바빴었다.

저쪽에서 횟집 주인이 두손으로도 들기 무거운 접시를 받쳐 오더니 자랑스러운 듯 턱!
우리들 앞에 내려놓았다.

모두 '먹자!'하며 젓가락을 들기에 따라 들었다.

동시에 나는 젓가락을 쨍그랑 떨어뜨리고 말았다.

온마리의 생선이 몸은 온통 포가 뜨인 채로

싱싱한 눈알을 접시위에서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

그때 나는 어떤 생각을 했던가.

'참, 사람은 여러가지 일을 벌리는구나.'

였던 것 같다.

지금도 그 생각을 쉼없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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