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인지 사기질인지 모르지만
내겐 잊히지 않는 뒤통수 강타의 사건이 있다.
사십여년전 풋내기 대학시절이었고
나는 학비 벌기에 여념이 없어 수업도
결강할 정도였는데 담당교수가 날 부르더니
고3 딸의 과외지도를 방학 두 달 부탁하는 것이었다.
담당교수의 사정에
하던 알바 한 곳을 그만두고 열심히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한 달이지나도 보수 얘기를 하지 않았다.
두 달치를 몰아주려 하는가 생각하고
한 달 한 달이 아쉬운 형편이지만
돈 얘기를 꺼낼 수가 없었다.
드디어 두 달이 되었는데 도무지 보수에 대해서는
표정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며칠 동안 시름에 잠겼다.
차비도 들었고 공부를 가르칠 동안
음료수도 한 잔 챙겨주지 않는 무성의한 사모님..
괘씸했다.
아니 깜빡했나?
나는 채무상의 내 존재를 상기시킬겸 용기를 내어
교수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
나를 본 교수의 말에 나는
두 발이 천장과 마주할 뻔 했다.
'너 작년에 졸업했는데 웬 일이니?'
너무 놀라 서있는 나를 보더니 그제야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
지금 자기 학과 학생인지 지나간 학생인지도
구분못하는 멍청한, 무성의한, 몰염치의 갑질.
그 작자의 이름은 병진이고
이씨였는지 김씨였는지는
애써 기억하고 싶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