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by 사포갤러리







20151006_104543[1].jpg Sappho-Metaphor/Mixed Media







내가 아는 어떤 이혼녀는

세상에서 자신이 한 일중 가장 잘한 일이 이혼이라고 말했어.

이혼 후에 혼자 있는 것이 너무너무 너무.... 행복하다고.



그리고 나 보고는 슬픔을 즐기라고 했지.

"어떻게요?" 나로서는 당연히 나오는 질문.

어차피 머리에서 마음으로 내려오는 슬픔은 슬프도록 내버려 두고

마음에서 머리로 살기 위한 새로운 것을 올리라고...

참, 어려운 말이라 생각했어.

이해되는 것 같기도, 안 되는 것 같기도....



오늘 햇빛이 너무 좋아 친구를 무작정 따라나서서

뒤에는 눈부신 은빛 갈대가 춥고 더운 계절의 불협화음을 달래 듯 누웠다 일어 섰다... 를 반복하고

앞에는 깊고도 경건한 파랑으로 초조한 빛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잔잔한 바다를 보며

유리 창가에서 실컷 마시고도 바닥을 보이지 않는 아메리카노를 마셨어.

술집이 아닌 커피집은 정말 얼마만인지...


그리고

기다리던 사람이 이젠 기다리지 않는 집을 찾아 오며

사람들끼리 서로를 손사래 치며 제어가 안 되는 이별이 아닌,

신의 섭리로 생채기 나버린 우리의 이별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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