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아홉

by 사포갤러리






나는 사랑을 잃었지만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을 여전히 사랑한다.

어느날 갑자기 나무토막에서 생명을 얻은 피노키오는

사랑의 오류로써 사랑의 전부를 경험하지만

내게 그런 행운이란 존재하지 않아도

바라보는 자체로써

웃을 때가 종종 있다.

...늙은 것이다.

나는...

주체를 벗어나버린 삶은

허무해 하면서도 허무를 무시할수 있고

진정한 박수를 맘껏 보낼 수 있어

홀가분하다.


산다...는 것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젖먹이의 냄새는 기억나는가?

청년의 향기를 곧바로 정의해 말로 표현할 수 있는가?

또한 지금 노인의 냄새는 구별해낼 수 있는가?

문득

냄새를 깨달을 즈음에는

어린 냄새를 소중히 생각하고

노인의 냄새를 눈감아 줄 선량한 위로의 능력이

생겨나서

모든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의 모든 것으로

인지가 되는 나이이다.

기형도의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가 아닌

'사랑을 잃어도 나는 쓰네.'로

이제

잃어버린 전부의 중요성을

심심히 받아 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