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by 사포갤러리











20151008_094559[1].jpg Sappho-Metaphor/Mixed Media






당신의 물건 하나를 발견하면

그 하나를 당신함에 넣으며 덩달아 다른 것들도 다시 마주하게 돼.

하나하나 따뜻하게 들여다 보며

이제 영원히 침묵하고 있는 당신과 숨 쉬는 나 사이에

서로 공유하고 있던 세월의 순리를 뜻하지 않게 동경하면서...


신은 우리 인간에게 신호라는 것을 일체 주지 않아.

당신이 가고 그 에티켓에 대해

더럽게 치사하다... 원망도 분노도 많았지만

그러기에 우린 또 오만하게 즐거운 상상과 걱정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


나는 주로

'늙어 얼굴이 쭈글쭈글해지고 허리가 꼬부라지면 어쩌지?

술 마시고 치매 걸려 침을 줄줄 흘리면 당신 만정이 뚝 떨어질 텐데...'였고.

당신은

'만일 아버지처럼 나 혼자 되면

강가에 집 한 채 얻어 고기나 잡고....'

그랬었지...





20151008_111352[1].jpg Sappho-Metaphor/Mixed Media





걱정이 우습다...

올망졸망 우리의 흑백 사진이 내 머리에 온통 진을 치고

가는 거리마다 유리상자를 들여다 보듯

교체할 수 없는 대화들만 귓전을 맴도는데...



난 이제

하루하루를 열며

걸음을 주춤하여 앞으로의 걱정은 안 하려고 해.

아니,

아무리 애써도 주지 않을 신호 따윈

무시하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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