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물건 하나를 발견하면
그 하나를 당신함에 넣으며 덩달아 다른 것들도 다시 마주하게 돼.
하나하나 따뜻하게 들여다 보며
이제 영원히 침묵하고 있는 당신과 숨 쉬는 나 사이에
서로 공유하고 있던 세월의 순리를 뜻하지 않게 동경하면서...
신은 우리 인간에게 신호라는 것을 일체 주지 않아.
당신이 가고 그 에티켓에 대해
더럽게 치사하다... 원망도 분노도 많았지만
그러기에 우린 또 오만하게 즐거운 상상과 걱정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
나는 주로
'늙어 얼굴이 쭈글쭈글해지고 허리가 꼬부라지면 어쩌지?
술 마시고 치매 걸려 침을 줄줄 흘리면 당신 만정이 뚝 떨어질 텐데...'였고.
당신은
'만일 아버지처럼 나 혼자 되면
강가에 집 한 채 얻어 고기나 잡고....'
그랬었지...
걱정이 우습다...
올망졸망 우리의 흑백 사진이 내 머리에 온통 진을 치고
가는 거리마다 유리상자를 들여다 보듯
교체할 수 없는 대화들만 귓전을 맴도는데...
난 이제
하루하루를 열며
걸음을 주춤하여 앞으로의 걱정은 안 하려고 해.
아니,
아무리 애써도 주지 않을 신호 따윈
무시하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