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없이 까불며 살다가
'사랑하라.' 곳곳마다 들리니 고단하다...
삶의 그림자는 자꾸자꾸 길어진다.
그러다가 그림자조차 없어지는 날이 오겠지만.
그 어느 말이나 대화가 모두 어색하게만 들리는 나이는
언어를 터득하지 못한 어린아이의 지능수준과 같다.
아니, 그보다 아득히 못할 수도 있다.
그때는 끄트머리가 뭔지도 몰랐으니까.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허무나 자존감이나 상실의 예감따위는 없었으니까.
인간의 누구에게나 외로움은 지병이라고
쉽게들 말하지만
나의 지병은 왠일인지
아무리 다독이고 길들이려고해도
새록새록 돋아난다.
깻잎밭 잡초보다 더빨리.
오늘은
문지방을 넘어서기 싫었지만
약은 따로 필요없는 병이라서
차라리 정을 붙일까 생각하며
일어나 얼굴에 안경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