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by 사포갤러리





'술 마시고는 절대 글을 쓰지 않는다.'

요즘 나이 들어 생긴 나의 원칙이다.

프랑스의 어느 여류 작가는 포도주를 입에 달고

글을 썼다 하지만...

나는 작가도 아닐뿐더러

술이 주는 저 깊은 곳의 솔직함과 삶의 비난함을

받아주는 특별한 문학적 성향을 가진 이는 드물고

나의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감성뿐이므로

원칙에 대해해서는 백전백패라서 조심해야 함을

깨우쳤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생각이나 삶은 외롭고 두려운 쪽으로 깊어진다.

함께 하는 이가 있을지라도

동조하는 이는 적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서 멀어지면

마치 벗겨지지 않는 바나나처럼

속은 달고 겉은 썩는다.

갈수록

솔직하고 싶고

두려워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렇게 조심조심해도

모든 삶의 결론은 쓸쓸하기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