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 를 보는 눈은
이제 젊을 수 없는 늙음의 눈에서 볼 때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
가만가만 숨소리조차...
젊다는 것은 기억만으로도 아주 잠시 내 손을 거쳐가는 축복이 아닐까...
우리가 결혼하기 넉 달 전
미혼 남녀로서 1박 2일 여행을 간 일이 있지.
당시에 좀 답답한 두뇌에 붙어사는 여자들은 순결을 잃으면 다 잃는 거라 생각하던
그런 시대가 있었어.
난 그런 것보다는 고릿적부터 시작된 남자에 대한 불신감 때문에 신체접촉을 아주 금기시했는데
당신을 6년 만났어도 어깨에 손을 얹거나 손잡고 걷는 정도?
당신 친구들은 그것이 사실이라면 천연기념물이라며 거짓말하지 말라 했는데
그런 이조, 삼조 시대 인간들이 숙박여행을 가다니!
우리가 떠나고 나서야 지인들은 그것들이 그랬다더라... 며 사실을 알게 되었어.
당신은 친구로부터 여행경비를 빌렸기에
친구들은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돈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갔다 와서 벌어진 일을 아주 소상히 듣기로 했다나? 어쨌다나?
나는 민감체질로 숙박여행은 잘 안 하는 편이라 거짓말을 이리저리 시키다 보니 동생들이 알게 되었고...
겨우 부산 태종대 근처에 놀다가 영빈장에서 지내게 되었지 .
애초부터 내가 보는 당신은 아무런 의심의 여지가 없었을 뿐더러
우린 얘기도 하고 밤참으로 라면도 먹고 노래도 하고...
눈을 붙였던가? 안 붙였던가? 기억이 안나지만.
내가 그리는 네모는
수백 개가 같은 모양이지만 하나하나 서로 다르게 내 손을 거쳐 갔어.
그리고는 한꺼번에 모여 하나의 인상을 주지.
우리의 이야기는 하루하루 달라도
당신이 가고 난 지금
수십 년의 세월이 내 머릿속을 스치는 이야기는 한 가지밖에 없어.
당신이 나를 사랑했던 이야기이고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이지.
내 그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