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일이 힘들어지거나, 손가락 마디가 제 구실을
못하거나, 알츠하이머 검사를 받으러 갈까 말까...
망설일 때는
그림과 절대 헤어질 수 없었던 시간과
그림과 헤어질 수밖에 없는, 미래의 시간들을 생각해 본다.
그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지만
그것을 향한, 맹목적인 고통의 기억이 많았다.
돈과 시간과 인내와 재능을 짜내어 헛한 구멍에
무조건 쏟아 부으면서 기다리는 일...
인간의 배신은 못참으면서도
그것의 배신은 늘 각오되어 있었던 것 같다.
나이 예순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아직 얼마든지 화이팅을 외칠 수 있으나
화이팅의 중심은 자꾸만 멀어져 간다.
'그래도 너!'라는 신념은
스스로 눈감아줘야 할 일인지는
정말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