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아홉

by 사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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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일이 힘들어지거나, 손가락 마디가 제 구실을

못하거나, 알츠하이머 검사를 받으러 갈까 말까...

망설일 때는

그림과 절대 헤어질 수 없었던 시간과

그림과 헤어질 수밖에 없는, 미래의 시간들을 생각해 본다.


그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지만

그것을 향한, 맹목적인 고통의 기억이 많았다.

돈과 시간과 인내와 재능을 짜내어 헛한 구멍에

무조건 쏟아 부으면서 기다리는 일...

인간의 배신은 못참으면서도

그것의 배신은 늘 각오되어 있었던 것 같다.


나이 예순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아직 얼마든지 화이팅을 외칠 수 있으나

화이팅의 중심은 자꾸만 멀어져 간다.

'그래도 너!'라는 신념은

스스로 눈감아줘야 할 일인지는

정말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