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어릴 적 일 중 유난히 생각나는 일이 있어.
우리 집 딸 셋, 툭하면 싸웠지.
한 방에서 올망졸망 지내는데 살만 닿아도
" 왜? 살 닿아?"하며 시비를 걸어 싸움을 일으키곤 했어.
유난히 추위가 심했던 겨울.
옛날 추위는 요즘 추위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기억이 들어.
그날도 싸움이 일어났어.
화가 나신 엄마는 몽둥이찜질을 하시다가 셋을 내복 바람으로 쫓아 냈어.
이미 쫓겨나신 몸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말 안 해도 경험상 분명한 사실.
셋은 서로 쳐다보면 덜 추울 듯 눈물이야 콧물이야 흘려가며
견디고 있는데...
제일 싹싹한 막내가 쪼르르 문 앞에 가서
"엄마, 잘못했어요. 엉엉..."
잠시 후 문이 스르르 열리고 막내 동생이 들어 갔어.
그러자 번개같이 바로 밑의 동생이 달려 가서 비슷한 어조로
"엄마, 잘못했어요. 다신 안 싸울게요."
스르르 문이 열리고 동생이 사라졌지.
나?
내 차례?
죽으면 죽었지. 나는 잘못 안 했어.
아! 춥다. 얼어 죽겠다... 싶은데
문이 쾅! 열리더니
이내 난 끌려 들어가서
실컷 맞았어.
이 망할 것은 절대 잘못했다 소리 안 한다고.
한겨울 태생인 나는
순한 반면 고집이 엄청 세고
머리 속에 대답을 넣어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서
빨리 대답을 못하는 바람에 손해를 무척 봤어.
문 옆의 문.
삶 옆의 삶.
사랑 옆의 사랑.
오랜 시간 그렇게 살면서
그 일 못지 않게
가끔
꿈속에서도 서러워 우는 경우가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