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여덟

by 사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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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Watercolor on paper



동생과 나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초록색 불이 오면 건널 수 있음을 알고 있었고

동생은 나만 따라오면 된다고 믿는 나이였을까?

횡단보도를 3분의 2쯤 건넜을 때

나는 졸졸 따라오지 않는 동생을 발견했다.

'이런이런...나의 실수.

저 멍청이는 어딜 보고 있었던 거지?

다시 돌아가?

아니아니...벌써 신호가 가려는데...

그대로 건너 신호를 기다려야 하나?

아나아니...동생이 차 무시하고 따라 올텐데..'


단 몇초간에 생각과 선택이 오락가락했다.

다행히 내가 건너고 되돌아 건널 때까지 동생은 그 자리에서

개미 몇 마리를 열심히 보고 있었지만

눈알이 튀어나오는 상황을 겪은 나로서는

패대기를 치고 싶었다.

동생은 내년에 환갑이다.

나는 작년이었다.


지금도 그때처럼

건너야 할지, 되돌아 가서 기다려야 할지

판단완숙이가 아닌 판단미숙이가 될 때가 종종 있다.

나이수를 많이 접었다고

'뭔가 다르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완전한 착각이다.

착각이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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