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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여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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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3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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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Watercolor on paper
동생과 나는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초록색 불이 오면 건널 수 있음을 알고 있었고
동생은 나만 따라오면 된다고 믿는 나이였을까?
횡단보도를 3분의 2쯤 건넜을 때
나는 졸졸 따라오지 않는 동생을 발견했다.
'이런이런...나의 실수.
저 멍청이는 어딜 보고 있었던 거지?
다시 돌아가?
아니아니...벌써 신호가 가려는데...
그대로 건너 신호를 기다려야 하나?
아나아니...동생이 차 무시하고 따라 올텐데..'
단 몇초간에 생각과 선택이 오락가락했다.
다행히 내가 건너고 되돌아 건널 때까지 동생은 그 자리에서
개미 몇 마리를 열심히 보고 있었지만
눈알이 튀어나오는 상황을 겪은 나로서는
패대기를 치고 싶었다.
동생은 내년에 환갑이다.
나는 작년이었다.
지금도 그때처럼
건너야 할지, 되돌아 가서 기다려야 할지
판단완숙이가 아닌 판단미숙이가 될 때가 종종 있다.
나이수를 많이 접었다고
'뭔가 다르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완전한 착각이다.
착각이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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