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by 사포갤러리





20201201_071950.jpg Life/Watercolor, acrylic on paper (46×61cm)





러시아 작가 콘스타틴 파우스토프스키는

한 청소부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청소부는 오랫동안 파리의 보석 공방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수거하여 쓰레기에서 미세한 금가루들을

어렵게 분리해내어 황금 장미를 만들었다.

파우스토프스키는 작가의 작업을 이 황금 장미에 비유한다.


어떤 순간, 무심히 던진 말,눈길,골똘한 생각

혹은 장난삼아 한 생각, 마음속의 보이지않는 동요, 포플러의 잔털, 웅덩이에 반사되는 별빛,

이 모든 것이 작은 금가루 티끌이다.

우리는 수천 년 동안 이 수많은 작은 티끌들을 모으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이들을 수집하여 금으로 변화시켜 우리의 '황금 장미'를 제작한다.

이야기, 소설, 문학을 만든다


.....프랑크 슐츠의 <현대미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다> 에서





가끔은 너무 쉬운 듯한 현대미술을 만날 때

오만하다는 생각을 하며 떠올리는 말이다.

하지만

누가 미술을 쉽다고 할 것인가?

누가 어렵다고, 힘든 일이라고 할 것인가?

누가 함부로 정의할 수 있는 일일까?

금가루가 수천년 모여 황금장미가 되더라도

금가루는 이미 존재의 의미가 없어지고

황금장미는 그저 특별한 광택으로 빛날 뿐이다.

고통스런 금가루...

나의 작업을 스스로 그렇게 규정하고나니

슬슬 웃음이 나고

원하는 바도, 불만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