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친구 그리고 희망에 대하여!

Art Feeller 감상

by 아트필러

#꿈같은 탑 모험기


A

탑에서 하는 모험 그 자체가 어떻게 보면 좀 뒤섞여 있고 그 공간 자체도 꿈처럼. 그러니까 깨어나고 나서도 잊어버릴 거라고 하잖아. 꿈이 그렇잖아. 되게 꿈에서는 생생하고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은데 깨고 나면은 뭔가 서서히 그 기억이 사라지고.

J

머리가 너무 복잡하고 뭔가 마음적으로 힘들고 잠도 잘 안 오고 이런 상태에서 꿈을 꾸면 약간 잠을 오래 잔다고 해야 되나, 꿈을 오래 꾸고 일어나면 그 꿈 내용이 기억이 안 나는데 이제 뭔가가 해소된 느낌이 드는 그런 때가 있잖아. 약간 그런 느낌인 것 같아. 마히토한테 그 세계가 의미하는 바가 모든 게 명료하지도 않고 내용이 잘 기억도 안 나지만 이 세계를 경험하고 나서 뭔가가 정리된 느낌. 무의식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무의식적으로 답을 얻은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했어.

A

보기에 이게 어떤 순서로 왜 이렇게 필연적으로 흘러가지 않고 모든 게 다 약간 우연이라든지 이런 거에 기대어 있는데. 그 경험을 마히토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무의식 중에 자기가 계속 안고 있었던 고민이나 그 질문들에 대해서는 꿈에서 깨고 나서 어떤 결론을 내렸다고 너는 생각했어?

J

마히토의 마음속에서 가장 박혀 있던 생각이 엄마를 갑자기 잃어버린 것에 대한 어떤 원망과 엄마를 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엄마의 죽음을 약간 부정하고 싶은 마음 그게 있다고 생각을 했어. 왜 하필 엄마가 죽어야 되는지, 왜 나는 그런 엄마를 구할 수 없는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그래서 마히토는 본능적으로 뭔가 죽음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했을 거라고 생각을 해서 모험의 초반부에서 이제 죽음과 삶에 대한 어떤 연결고리에 대한 얘기가 나오잖아. 특히 와라와라가 세상에 태어나려고 할 때 펠리컨이 와라와라를 먹고, 근데 이제 그 펠리컨도 누군가에 의해서 죽고, 근데 그 모든 것 자체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그 메시지가 뭔가 죽음이란 건 어떤 누구의 탓도 아니고, 그렇지만 누가 누군가를 죽이고, 죽을 수밖에 없는 것 자체가 어떤 자연의 섭리다. 이런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았어.


근데 자연의 섭리라는 게 마냥 긍정적인 건 아니고 이렇게 죽고 죽이는 것이 반복되는 것 자체가 약간 이 삶을 조금 고통스럽고 슬프게 하는 요소가 맞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 같아. 그러니까 이제 마히토가 엄마의 죽음에 대해서 너무 깊게 생각하거나 원인을 계속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그 슬픔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 같았어. 그런 어떤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마히토는 죽음에 대해서 조금 의연해진다고 해야 되나. 엄마가 왜 죽었는지 그런 질문들을 맴돌면서 계속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고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것 같아.

A

듣고 보니까 마히토가 명확한 답, 그러니까 이건 이거야라는 식의 결론을 내렸다기보다는 나는 그 과정 자체가 되게 치유였다고 생각이 드는 게. 사실 이게 꿈이라고 생각을 해보면 그 꿈에는 그 요소들이 나오잖아. 우리가 깨어 있으면서 경험했던 거라든지, 사실 불이 마히토한테는 되게 트라우마잖아. 초반에 나왔던 것도 집어삼키는 불에서 본인의 무력함 느낀다거나, 그 엄마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서 굉장한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그걸 좀 긍정적으로 약간 뒤집는 식의 얘기가 전개되잖아.


우리가 연극 치료를 하는 게 대부분 그렇게 하잖아. 그러니까 그 사람과 같이 대화하고 그 사람이 내 감정을 알아주고 내 얘기를 하면서 약간 감정이나 이런 걸 해소를 하는 그런 거랑 비슷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든 것 같아. 내가 그때 엄마를 구하지 못했다든지 거기서는 사실 구하잖아. 나츠코도 구하고 히미도 구하고 그런 경험들을 하면서 충분히 그 사실 자체에 대해서도 마주하고, 또 그 감정에 대해서도 좀 부정하지 않는 느낌.


사실 보여주진 않잖아. 도쿄로 갈 때 다 잊었는지 아니면 어떻게 됐는지 하는. 근데 끝에도 얼굴이 마냥 밝아지고 그냥 없었던 일처럼 생각한 건 아닌 것 같고 너 말대로 조금 더 삶과 죽음에 대해서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러니까 마히토한테 앞으로 나아간다는 건 어떻게 보면 나츠코를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인다는. 그래서 나츠코를 새엄마로 받아들인다고 해서 엄마를 배신하거나 엄마가 슬퍼하거나 하는 일이 아니라는 그거를 거기서 얘기해 주잖아. 같이 돌아가라고 하면서. 그래서 그런 심리적으로 걸렸던 것들에 대한 해소가 많이 되지 않았을까.


J

꿈에서 뭔가 나도 모르게 약간 안정을 찾는 거? 그것에 대해서 생각난 게 있는데 내가 작년까지만 해도 아빠가 월세를 내주기로 했었어. 근데 올해부터 이제 자립을 하게 된 거야. 그래서 나는 그것에 대해서 너무 불안했어. 이제 올해 1월부터 월세를 내가 내야 된다는 생각에. 근데 그걸 계속해서 생각을 하다 보니까 내 꿈에 나온 거야. 내 꿈에서 이제 아빠가 갑자기 왠지는 모르겠지만 월세를 내년에도 내주겠다고 한 거야. 그래서 내가 꿈속에서 너무 기뻐가지고 그러니까 너무 이제 이 위안을 얻고 너무 평온한 기분으로 잠에서 깼다?


근데 나는 그게 꿈이라는 걸 생각을 못하고 있었어. 왠지 모르게 이제 그 꿈 내용도 잘 기억이 안 나는데 그냥 그날 아침부터 기분이 계속 좋았어. 근데 이제 친구를 만나고 내가 오늘 꿈을 꿨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게 꿈인 걸 그때 자각해 버린 거야. 월세를 내주는 게 꿈이었구나. 근데 그전까지는 뭔가 내가 오랫동안 고민했던 그 문제에 대해서 너무나 명확하게 다 해소된 느낌이 들어서 되게 기분이 좋고, 뭔가 뭔지 모르겠지만 안정감이 많이 들었는데 그게 꿈이라는 걸 자각하자마자 ‘어? 아니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전까지만 해도 엄청나게 평화롭고 안정적인 느낌이 들었단 말이지.

A

사실 거기서 결론이 내려진 게 아니잖아. 돈이 생기거나 이런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꿈에서 진짜 그런 게 많이 나온 것 같아. 나도 내가 고민, 걱정하는 것들이 거기에 나오는데 꿈에서는 되게 직면하게 된다? 현실에서는 사실 힘들고 어려운 거니까 회피를 하잖아. 그러니까 다른 방식으로 얘한테 눈을 돌린다든지, 뭐 다른 걸 한다든지 하는데 꿈에서는 그 사건의 핵심에다가 내가 이걸 마주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에 놓이니까 약간 그런 데서 좀 무모하게라든지 아니면 내 바람이 되게 솔직하게 투영되는 느낌? 그러니까 너도 아빠가 월세를 내줄게 했던 거라든지 맞아. 뭐 그런 사람 간의 관계에서 내가 되게 좀 안 좋았던 사람인데 그 사람이랑 화해를 한다든지

J

근데 진짜 직접적으로 이렇게 직면을 하게 된다? 솔직한 감정을 막 털어놓고 막 울고 막 엄청나게 대화하고 끝은 잘 풀려.

A

그런 게 아닐까. 그 답보다는 내가 그거를 직면했다는 것 자체에서 위안을 얻는 것 같아.


J

이게 사실 회피하면 회피할수록 점점 고통스럽잖아. 나 이거 언제부터는 내야 되는데

A

해결이 되지도 않는데 그 문제를 계속 붙들고 ‘아 어떡해, 어떡해’ 하는데. 사실 현실에서는 방법이 없게 느껴지잖아. 그거를 어떻게 내가 직면해?라는 생각이 드는데 꿈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갑자기 무대포로 막 말을 한다던가.


J

그래서 뭔가 이 이 영화의 전개 자체가 너무 약간 꿈같다고 느껴졌어.


#그대는 ‘어떻게’ 살 것인가?


A

‘어떻게 살 것인가?’ 좀 웃기긴 한데, 난 ‘되는 대로 살아야 된다.’ 요즘 좀 못 그런 것 같아. 진짜 나는 J라서 불확실한 거를 많이 줄이고, 이거 끝나면 저거하고 이런 걸 다 해놓고 싶어 하는 타입인데, 일도 그렇게 해. 예전에는 미래를 되게 많이 짰어. 예를 들어서 ‘나의 미래 계획’ 이런 거 있잖아. 먼 미래, 1년, 2년 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 거 있잖아. 내가 여기를 그만두고 이사를 한다든지, 뭘 한다든지. 그런 거를 계획을 세웠었는데, 변수도 너무 많이 생기고, 네가 말한 대로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뀌고 하다 보니까, 지금은 그냥 주어진 대로 (사는 것 같아).


나도 예전엔 잘 안 믿었거든. ‘어떻게든 된다’라는 말을. ‘뭐가 어떻게든 돼? 하니까 되는 거지.’ 막 이랬는데. 그냥 나한테 주어진 거를 쭉쭉쭉하면 다음에 뭐가 보이겠지, 뭐 길이 보이겠지. 이런 거를 수많은 고뇌와 불안 끝에 (깨달았어). 지금은 그래서 ‘어떻게 살 거냐?’ 물으면 딱히 계획은 없고, 그냥 하루하루를 살려고. 사실 모르는 거 아니야? 내일 우리 집에 불날지 전쟁 날지. 너는 어때?


J

나는 작년부터 늘 생각해 왔던 게, 나한테 주어지는 인연을 최대한 아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예전에는 내가 너무 개인주의적이라서 그냥 ‘올 사람은 오고, 갈 사람은 가고, 친구란 없다가도 생기는 거고.’ 이런 생각이었거든. 근데 이제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왜냐하면 내가 친구들을 소중하게 여기듯이 친구들도 나를 소중하게 여길 거고, 그 마음을 서로 알려주려면 어쨌든 마음만으로는 안 되는 것들이 있잖아. 예를 들어서 누군가를 오랫동안 관찰해야 되고, 누군가의 관심사나 선호를 계속해서 생각하다가 그 사람이 좋아할 만한 걸 봤을 때 그 사람을 한 번 떠올려야 되고. 그런 것들도 다 노력이나 관찰이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거든.


근데 지금까지 나는 그런 걸 잘 안 해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친구 만나면 좋은 거고, 친구 만나서 재미있게 놀면 관계가 유지되는 거다.’ 이렇게만 생각을… 너무 나 중심이었던 거지. 근데 관계라는 게 그렇게 쉽게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까 네가 말했듯이 사람의 생사를 결정하는 문제에도 관계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 그래서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나는 그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우리는 어떤 관계며, 이 사람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이 사람은 뭘 좋아할까? 이 사람이 요즘 겪고 있는 게 뭘까?’ 이런 생각을 의식적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했어. 태어나면서부터 이걸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지금까지 살아봤을 때 좀 못하는 사람인 것 같아. 그래서 이걸 내가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고, (그게) 나의 목표야. 사람들을 좀 더 소중히 여기고 아껴야 된다고 생각해.


A

난 진짜 공감되는 게, 되게 사소한 거잖아. 생일을 챙긴다거나, 아니면 네가 말한 대로 이 사람이 요즘에 뭐 하는지 (물어보는 게). 큰일이 없어도 ‘요즘에 뭐 하고 지내냐, 뭐가 재밌냐’ 그냥 일상적인 얘기하고. 근데 나는 그런 스몰톡이나 이런 게 ‘이렇게 굳이 해야 되나? 그게 중요한 얘기가 아닌데.’ 하는, 너무 그냥 겉치레 같다는 느낌만 들었어. 근데 나도 깨달았던 게, 사실 모든 게 좀 성공을 떠나서 (인맥으로) 일이 많이 이어지고 세계가 풍부해지잖아.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근데 ‘이런 사람 있으면 좋겠다, 저런 사람 만나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막상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런 노력을 하나도 안 하고 있는 걸 (스스로) 발견한 거야. 어떻게 보면 내 곁에 있는 사람들도 우연이지만 필연적이고 소중하게 만난 한 사람 한 사람이잖아. 네 말대로 나도 별로 안 궁금해했어. ‘얘가 뭘 하건 걔 일이지, 내가 굳이 그걸 (물어보면) 불편할 거야.’ 이런 생각하고. ‘얘가 뭐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내가 일일이 어떻게 기억해?’ 이런 느낌이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지. 그래서 막상 내가 먼저 가서 물어보고, 얘기해 보고 하면 상대도 즐겁게 얘기하는 걸 보고 나도 그런 생각 많이 했어. 너무 공감돼. 나는 생일도 잘 안 챙기고. ‘나도 안 챙기니까 너도 안 챙겨줘도 돼.’ 하는, ‘서로 불편하지 않을까?’ 이런 게 있었는데.

J

근데 그걸 안 하면 모르는 거잖아.


A

맞아.


J

까먹는 거고. 생각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이나 말 같은 것들이, 사람 간의 관계를 맺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 같아) 다들 왜 그렇게 하는지 알 것 같아.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태생적으로 이걸 잘하는 사람들이 있어.

A

그거에 에너지가 많이 쓰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이걸 의식적으로 하지 않고…

J

근데 나는 그게 아닌 것 같아. 그래서 해야 돼.

A

그걸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 자체가 되게 큰 발전이라고 생각해 나는. 왜냐하면 그게 생각보다 넘기가 어렵고, 나도 한 이십몇 년간 그렇게 생각하고 지냈으니까. 그래도 다행인 게 우리는 20대에 깨달았어. 20대가 그런 시기잖아.



#엔딩, 다음과 희망이라는 동의어


A

(엔딩은) 그냥 ‘새로운 시작’. 아직 마히토의 얘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게 제일 컸던 것 같아. 내가 느끼기에 이 마지막 엔딩은 뭔가 ‘다 해결됐어’라는 느낌보다는, 그래도 삶은 계속 이어지고, 다른 희망, 다른 모험을 향해서 마히토가 가는구나, 그래서 그게 되게 (책의 결말과) 닮았다고 생각했어. 마지막에 책을 챙기고 떠나는 그 방의 장면이 또 묘사되잖아, 책에서도. 그래서 마히토가 그 모험을 끝내고 나서, 전쟁이 끝나고 떠나게 될 때 그 책을 다 읽었을 거 아니야. 어떻게 보면 자기만의 노트를 쓰게 되는 시간이 앞으로 펼쳐지는 그런 얘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어. 너는 엔딩이 어땠어? 책이든 영화든.

J

영화는 특히 다음으로 나아간다는 소재가 굉장히 많잖아. 어쨌든 그 탑 안의 이야기도 다 이것에 대한 나름의 결론, 그다음에 다음 챕터, 다음 챕터, 이렇게 나아가잖아. 그렇기 때문에 성장에 있어서 다음으로 나아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필연적인 거고, 그래서 다음으로 출발하는 그런 느낌으로 끝맺음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봤어.


그리고 (책의) 그 노트에서는 삼촌이 계속해서 편지를 써주잖아. 어떤 깨달음을 주는 편지를. 근데 이제 반대로 코페르가 노트를 손으로 쓴다는 건, 이제 자기도 성장을 이루었고, 이 깨달음을 남한테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 자기 뒤에 올 사람한테 전해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그리고 이 가르침은 또 누군가한테 전해질 거다, 이런 교훈을 전승한다는 느낌을 책에서 좀 더 강조한 것 같아. (영화보다 원작) 책 자체가 좀 더 교훈적이고 그렇잖아. 문제와 교훈, 문제와 교훈, 이렇게 가잖아. 그러니까 책은 더더욱 그렇게 끝맺은 것 같아.

A

그리고 이 책 자체가 만들어진 배경도 인상 깊게 봤거든. 그 시대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는… 나는 ‘다음 세대한테 우리가 기대하고 있느냐?’ (하면) 사실 요즘 안 하고 있는 것 같아. ‘요즘 세대는 망했다.’

J

이번 세대가 끝인 것 같아.

A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기대를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희망이라는 거는 결과가 보이니까 가지는 게 아니라, 결과가 안 보이고 암담해도 가지는 게 희망이고, 그래야 빛을 발하니까. 나도 그 코페르가 쓰는 노트도 그렇고, 이게 어떻게 보면 그다음 사람한테 해주고 싶은 얘기들이잖아. 그래서 그런 얘기들이 의미 없는 것 같아도, 그냥 허공에다 대고 얘기하는 것 같아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 이때까지는 내가 젊은 세대였고 내가 받는 입장이었다면, 물론 아직도 많이 받고 있지만, 내 밑에 세대, 다음에 올 세대들을 위해서도.


이런 활동을 하는 것도 나는 그중에 하나라고 생각해. 나는 이런 생각을 했고, 이런 것들을 할 수 있고… 그런 걸 어떻게 보면 새로운 매체와 내가 경험하고 맞물리고 있는 세대와 같이 나누는 거라 생각해서,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조금 더 다음 세대를 생각하고, 그거를 비관적으로만 보지 않고, 낙관적일 때만 희망을 갖는 게 아니라 정치적이든 사회적이든 이런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좀 가져봐야겠다, 희망을 계속 가질 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구나, 비관을 하면 뒤로 갈 수밖에 없는데 희망하면 앞으로 갈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아.

J

맞아. 어쨌든 다음이 있을 거라는 거 자체가 희망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사고잖아. 그래서 이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마음 자체가 어떤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반증인 것 같아.

A

맞아. 희망이라는 건 다음이 있다는 뜻인데.

J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제 다음 이야기.

A

근데 우리 희망이라고 잡고 잘 온 것 같지 않아?

첫 번째 얘기도. 이제 우리 다음 얘기를 하면서…

J

안녕.

A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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