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2026년 1월 21일 / 수요일 / 날씨: 매서운 공기에 뺨이 얼얼

by 아트필러

종종 퇴근 후 마트에 간다.

뭘 해 먹을까 고민하며

느긋하게 진열대를 살펴본다.

포장 상품과 단품 앞에서

신중하게 계산기를 눌러본다.


오로지 혼자서 보내는

소소한 즐거움의 시간


깜깜해진 밤에

장바구니를 달랑달랑 흔들며

걸어갈 때면


학교가 끝나고

실내화 가방을 달랑달랑 흔들며

집으로 돌아가던 오후가 떠오르곤 한다.


그땐 언제나 집에서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정하고 기쁘게 맞아주었다.


그러면

아무도 없는 집으로 향하고 있다는 게

갑자기 실감이 난다.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게

조금은 마음이 서글프다.


그렇지만

현관 바닥에

장바구니를 내려놓을 때는

혼자라는 사실이

더없이 행복하다.


따듯한 이불과

포근한 소파와

향긋한 바질과

단정한 책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도 수고했다고

환하게 불을 밝히며

나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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