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0일 / 화요일 / 날씨: 화창한 햇살
춥고 졸리다. 하기 싫은 것을 해야 성장할 수 있다.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운다. 자꾸 스르륵 눈이 감긴다. 다시 따듯한 침대에 누워서 자고 싶다. 몸은 이미 편한 관성에 익숙해졌다. 그것에 길들여지는 것은 어렵지 않다. 누군가에게 길들여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스스로와 누군가를 길들이는 것을 힘들어하는 타입의 사람이다, 나는. 머리가 점점 띵해진다. 졸리웁다. 잠이 쏟아지고 머리는 45도 각도로 기울어진다. 어깨와 등은 살짝 말린 채 머리와 최적의 각도를 이룬다. 지금도 눈을 감은 채 글을 쓸 수 있다. 손가락은 언제부터 자판의 위치를 기억하게 되었을까. 살면서 언제까지 그걸 제대로 기억할 수 있을까. 우주의 시간에서는 찰나도 되지 않겠지. 그렇지만 나의 시간에서는 그 속에 뭔가를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수많은 사람이 그렇게 살아간다면 시공간은 뭔가로 가득 차서 견디지 못할 것만 같다. 임계점과 한계점이라는 것에 도달해 버릴 것 같다.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멸종? 멸종된 종이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아마 알 수 없겠지만 상상해 보면 아득해진다. 영원한 고요와 침묵과 평화 속에 잠드는 기분도 든다. 아니면 서글프고 억울할까. 과학 교과서나 역사 교과서에 한때 이곳에 이런 생명체가 살았다는 한 문장으로 그 모든 시간과 삶들이 압축될 것이다. 짜릿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