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 지상주의

2026년 3월 25일 / 수요일 / 날씨: 마음이 퐁실퐁실 부푸는 날

by 아트필러

바퀴벌레가 출몰.

다수 출몰.


예전에는

한 번씩 등장하면

이벤트 퀘스트 같은 느낌이었는데

갑자기 많이 나오니까 공포스러워졌다.


어딘가 있겠지

내 눈에만 안 보이면 돼~

라면서 태평하게 지내온 날들이

오늘의 화를 불러온 것일까...


이제는 그 어딘가에

바퀴벌레가 살고 있다는 게

끔찍하게 싫고 소름이 돋는다.


얼마나 많을까.

다 들어내서 박멸해버리고 싶다.


그렇게

패닉으로

밤을 지새웠다.


아침이 되자마자

온 집안을 청소하고

바퀴벌레 약을 사러 갔다


약국에서 돌아오는 길

아파트 화단에 햇빛을 받으며

앉아있는 노란색 고양이를 발견했다.

복슬복슬하고 통통해서 무척 귀여웠다


눈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보고 있었다.

집에서 키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근처 어딘가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게 행복해-

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바퀴벌레도 그런 존재가 아닌가.

일단 어딘가에서 같이 살고 있는.


하지만 고양이를 없애버리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예전에 고양이를 만지다 두드러기가 났을 때도

고양이에게 약을 써서 죽이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귀여운 생김새에

이토록 양면적인 사람이란...


이렇게 생각하다가

집에 돌아와서

바퀴벌레 약 12개를

집안 곳곳에 붙였다.


매거진의 이전글깜빡 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