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을 위한 생활

2026년 4월 6일 / 월요일 / 날씨: 봄비가 보슬보슬

by 아트필러

꿈을 이루기 위해서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어서

살고 있다.


즉, 생활 중이다.


생활

: 생명이 있는 동안 살아서 경험하고 활동함


하필 그때 그곳에 있어서

휘두른 손에 죽은 날파리에게

대단한 인과관계가 없는 것처럼


인간의 인생도 딱히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을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의도가 없고

무작위적이고 우연히

모든 것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나의 꿈에서

나의 행복에서


'나의'라는 수식어는

의미를 잃어버리고

흩어져버리고

가벼워진다.

남은 건

삶.


우연히 지금 여기에 살아있을 뿐이다.

살아있으니 일단 눈앞의 밭을 일군다.

눈에 보이는 잡초를 뽑고, 물을 뿌리고, 흙을 만진다.


그곳이 누구의 밭 인지, 어떤 밭 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건

자포자기도, 회의주의도 아니다.


생활을 위한 생활은

그런 냉정한 온도가 아니다.

기분 좋은 미지근함에 가깝다.


너무 열심히도, 너무 게을러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지금 살아있어서 딱 좋아

라고 느낄 정도까지만.


.

.

.


세상사에 초연한 척했지만

근사해 보이는 밭을 볼 때면

사실 엄청나게 부러워합니다.


물론 그게 정말로

온전히 그 사람의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항상 좋지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남의 것은 언제나

더 좋아 보이는 법이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돌고 도는 인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