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0일 / 금요일 / 날씨: 한 봄밤의 꿈
아무도 없었으면.
다 사라져 버렸으면.
지금 당장 혼자였으면.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
견뎌내야 하는 일이 되고
슬슬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다.
고독이 그리워진다.
작디작고
좁디좁은
방으로
혼자
한때
혼자라
슬퍼했던
그곳으로
모두가
그렇듯이
고독과 교류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더듬거리며 나아간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더 많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해서
외로움에 취약하지 않은 건 아니다.
가끔 압도적인 기세의
외로움이 덮치면
울거나
폭식을 하거나
밤을 새워 드라마를 보거나
강박적으로 SNS를 스크롤하면서
공허함을 채우려고 애를 쓴다.
그런 식의 대처 방식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걸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걸
온갖 이론과 실습수업을 통해
잘 알고 있으면서도
폭주는 이어진다.
멈출 때까지.
사실
멈출 수 없다면
그냥 둔다.
라는 것도
실습을 통해 배운 것이다.
그렇게 기어코
바닥에 닿으면
그대로 있다가
위쪽에서 누가 부르거나
위쪽 생활이 그리워질 때쯤
심기일전해서 올라가면 된다.
한발 한발 내딛으며
다시 차분해지는 혼자만의 시간은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상당히 즐겁다.
삶을 다시 궤도 위에 올려놓고
모든 게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느낌
나를 모르는 척하는 짜릿한 쾌감이 있다.
그것 때문에
계속 같은 함정에
빠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조용히 다시 일어나는 건
내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유일하게 꾸준히 해 온 일이기에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도
빠져있는 것도
빠져나오는 것도
두려운 일은 아니다.
아마 그걸 계속
반복하다가
언젠가
멈추게 되겠지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아직도
살아있으므로.
.
.
.
쓰다 보니 자꾸만
알 수 없는 비유로
흘러가는 글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금요일이니까 너그러워지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