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사과

2026년 4월 11일 / 토요일 / 날씨: 서늘한 맑음

by 아트필러

멋대로 굴어서 미안

예민하게 굴어서 미안


사과의 말을 전할

입이 도저히 떨어지지 않아서

사과의 껍질을 벗겨

입을 열고 우적우적 씹어 먹었다


그다지 소중하지 않은 존재라면

사과하고 싶은 간절함도

사과하지 못한 괴로움도

생기지 않는다.


그러니

머뭇거림으로

때 늦어버린 사과가

그만큼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이런 마음까지

알아줬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까지

함께 사과할게


아삭-

하고 씹히는

달콤하고 신선한

과육 속에 담아서 말이야


정말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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