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1일 / 토요일 / 날씨: 5초마다 버스 도착 확인
'실수를 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 외에 다른 모든 부분들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도밍고가 음반 녹음을 마치고 한 말. 나에겐 오늘이 그렇다. 실수도 했지만 하루의 끝은 신명 나고 즐거웠다. 이렇게 아무 이유 없이 즐거운 날은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요즘 나와 코드가 맞는 듯한 작가, 요시타카 신스케의 책 속 문장들
<아이라서 어른이라서>
천천히, 천천히 생각하면서 어른이 되어가면 돼. 계속 생각하는 어른이면 돼.
어른스러운 일도 어린애 같은 일도 다 할 수 있어. 그런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니?
<도망치고, 찾고>
'위험해'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움직여.
'좋아해'라는 생각이 들어도 곧바로 움직이고.
우리는 움직이기 위해 살아있으니까.
오늘은 빼빼로 데이였다. 버스 옆자리 승객의 손에 들린 과자 상자들을 보고 깨달았다. 아무도 나에게 빼빼로 데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지 않았다. 난 상술에 기꺼이 놀아날 용의가 있는데. 왠지 상술에 속는 것보다 더 씁쓸하다.
책 읽는 아이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커가면서도 그 즐거움을 잊지 않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기억나지 않는 수많은 책들과 시간을 보내고 이런 사람으로 자랐다. 여전히 아이의 시간을 그리워하고 좋아하는 어른이 되었다. 어린 시절을 수시로 들춰보며 과거의 나를 마주하는 어른이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지금의 내가 어린 나를 안아줄 수 있다고 느낄 때,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만약 오늘 당신의 하루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면, 지금 웃고 있지 않다면,
분명 내일은 배가 간지러울 정도로 웃을 일이 가득한 멋진 하루가 될 거예요.
그러니 다음날을 기대하면서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잠들어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