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3일 / 월요일 / 날씨: 입김이 후후후
난 겨울에 태어났지만, '여름 아이'라고 생각한다.
스콧피츠제럴드가 쓴 단편 <얼음 궁전>의 샐리처럼
차갑고, 냉정한 것에 심장까지 얼어붙어 버리는 사람.
길을 잃고 쓰러지면 따뜻한 곳으로 떠나야 하는 사람.
언젠가는 여름뿐인 곳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캐럴이 어울리는 날씨가 되었다.
크리스마스라는 날을 만들기 전엔 인간은 겨울을 어떻게 즐겁게 보낸 걸까?
캐럴을 흥얼거릴 수 있다는 유일한 위안 없이 추위를 견디는 건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문장에서 책을 놓쳐버렸는지 기억도 못할 만큼 달콤한 낮잠.
책 읽다가 어느새 스스륵 잠드는 건 언제나 행복하다.
마치 어린 시절을 다시 되찾은 기분이 든다.
산타가 있다고 믿었던 그때.
가끔 진짜 산타가 있었으면 좋겠다.
추운 겨울에 바라던 선물을 들고 푸근하게 안아줄 사람이 있었으면.
어른이 틀리고 아이가 맞는 것 정도는 하나 있으면 좋겠다.
어쩌면 산타는 내가 어른이 되어서 사라져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는 씁쓸한 생각을 하면서.
아니 솔직히 산타의 선물이 더 필요한 건 어른이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