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3일 / 목요일 / 날씨: 겨울 봄 날씨
나는 추울 때 뛴다.
뛰다 보면 몸에 열도 나고, 관절이 제자리를 찾는 기분이 든다.
무엇보다 기분이 산뜻해진다.
본격적으로 뛰었던 건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나서.
(개인적으로 영문 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ung)
아직 기억에 남아있는 내용은
즐겁지 않으면 오래 뛰지 못한다는 것과
불건강한 정신을 위해 건강한 몸을 가져야 한다는 것.
글쓰기는 결과적으로는 건강함을 추구할지 몰라도
쓰는 과정은 상당히 불건전하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뭔가를 변형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픽션이라면 더욱 그렇다.
세상에 존재하긴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진 않는 인간과 갈등을
만들어내는 건 불온한 일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몇 달간 아침마다 뛰었다.
내가 뛰고 싶은 만큼 숨이 차오르지 않게 달리기 위해
그렇게 하루하루 조금씩 더 멀리 뛰다
한 번 아주 멀리, 길게 뛰어본 적이 있다.
그때 그 감각이 아직도 몸에 남아있을 정도로
기분 좋고 강렬했다.
한때는 뉴욕 마라톤을 뛰지 않으면
재미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했지만
조엘 코언의 <마라톤에서 지는 법> 읽고 나서는
굳이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솔직히 난 하루키보단 조엘에 가깝다.
달리는 행위 자체를 그다지 즐기진 않는다.
그래서 지금은 아주 가끔 뛰고 있다.
춥거나 몸이 찌뿌둥할 때
버스 정류장까지 가볍게 뛰어가는 정도.
나에겐 그 정도의 걸음이 딱 즐겁다.
가끔 날 좋은 5월이나 6월의
걷기 대회에서 살짝 무리해 보는 정도.
리빙 포인트
겨울엔 역 근처 타코야키를 사서 걸어가는 동안 다 먹어치우자.
추운 날엔 장갑이 필수!!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작가의 달리기 책
이미 폰트와 디자인에서부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