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아닌 게 잘못은 아닙니다.

2023년 11월 20일 / 월요일 / 날씨: 창문을 열면 겨울이 성큼

by 아트필러

영화든, 드라마든 어느 이야기에서나 주인공이 아니면 삶은 현실보다 팍팍하다.

오죽하면 주인공 버프라는 말이 있을까.

주인공이라서 죽지 않는다거나, 누군가 구하러 올 거라든가, 어떻게든 극복해 나갈 거라는 기대.

우리는 자신을 삶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서브 캐릭터들의 상황과 더 닮아있어 그들에게 공감하기도 한다.


서브 여주나 서브 남주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세상에 사람 참 많은데 왜 주인공들에게 집착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됐다.

굳이 이성으로 안 보인다는데 그 매력을 알아봐 줄 다른 사람을 찾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서브 캐릭터들 입장에서는 ‘이성을 보이지 않는다.’라는 전제 자체가 인정하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름 다정함과 호감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으니까.


어쩌면 애매모호한 주인공들의 잘못일지도 모른다. 이미 다정해 버렸잖아.

이제 와서 아무리 친구로서, 우정으로서 운운해 봤자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게다가 상대 주인공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너도 좀 즐긴 거 아니야?라고 반박해 본다.

하지만 어쩌겠어. 서브 주인공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포기하고 축복하거나, 끝까지 가서 추악한 결말을 맞는 것뿐이다.


동정심 가득한 작가들은 이들을 위해 새로운 인물을 보내주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좋은 누군가가 나타나는 건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힘내~

라고 나 자신에게도 말해본다.


인생에서 매번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다.

그건 생각보다 피곤한 일일지도 모른다. 사건을 몰고 다니는 코난처럼.

때론 유명하고 존재감 넘치는 배우가 조연으로 등장하는 게 더 멋있다.


삶에서 어떤 역할이라도 맡고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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