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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Div Jul 30. 2020

영화를 보며 생각한 것들... <강철비 2: 정상회담>

오랜만에 <붉은 10월>을 떠올리며...

 오늘은 커피 이야기가 아닌 영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커피에 빠지기 전 영화를 너무 좋아했고 그래서 여전히 관심이 가는 영화는 극장에서 보려고 하고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걸 여전히 좋아한다. 최근 개봉한 <강철비 2: 정상회담>을 좋아하는 정우성 배우와 유연석 배우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개봉일에 관람을 하게 되었다. 영화는 최근 개봉한 상업영화 중에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고 말하고 싶다.(얼마 전 본 <반도>에 너무 큰 실망을 해서 상대적으로 더 그럴 수도 있겠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약간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기도 했다. <강철비 2>는 전편과 같이 한반도의 평화를 고민하는 영화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진행이 된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과의 여러 차례 정상회담의 히스토리와 정치적 의미와 그로 인한 국제 정세의 변화를 하나하나 찾아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영화의 전반부 이야기는 지루할 내용일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후반부는 '밀덕'(밀리터리 덕후)가 아니라면 이게 어떻게 진행이 되는 건지 따라오기 힘들 수 있는 내용이다. 아니면 재미를 덜 느낄만한 내용일 수 있다. 이미 많이 알려진 대로 밀덕인 양우석 감독님이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을 해서 잠수함 대전에 대한 지식이 사전에 없더라도 영화의 긴장감을 따라올 수 있도록 노력한 부분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수함 간의 전투라는 건 쉽게 보기 힘든 그리고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기도 어려운 내용이라 이 재미를 모든 관객들이 즐기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계속 머릿속을 맴돌던 생각들이 있었다.

 잠수함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제작되고 개봉되었다. 국내에는 오래전에 TV를 통해 방송이 된 <U 보트>라는TV시리즈가 아마도 가장 많이 알려진 잠수함을 배경으로 한 작품일 것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였다는 독일의 U 보트 잠수함을 배경으로 한 이 TV시리즈는 그 당시 쉽게 볼 수 없었던 잠수함의 전투 모습과 좁은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감을 잘 전달해서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후 이 TV 시리즈를 많이 레퍼런스로 매튜 맥커너히가 출연한 영화 <U-571>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잠수함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공통적으로 좁은 공간을 활용하고 그 안에 있는 승무원들의 표정을 클로즈업해서 극의 긴장감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연출을 많이 보인다. 그리고 잠수함 외부를 탐지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소나(음파 탐지기)와 같은 소리/음향을 활용한 사운드 디자인으로 이런 긴장감을 더 고조시킨다. 이런 좁은 공간을 그리고 클로즈업을 활용한 상업 영화 연출의 장인인 토니 스콧 감독도 댄젤 워싱턴 주연의 <크림슨 타이드>라는 멋진 잠수함 영화를 만든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강철비 2>를 보면서 떠오른 영화는 할리우드가 블록버스터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가장 성공한 잠수함 영화로 평가받고 있는 <붉은 10월> (원제: The Hunt for Red October)였다. 숀 코넬리와 알렉 볼드윈이 주연한 1990년 작품으로 톰 클랜시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을 영화화해서 큰 성공을 거둔 영화이다. 톰 클랜시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잭 라이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로 이후 잭 라인언이 주인공인 소설 여러 편이 영화화되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강철비> 1편을 봤을 때도 든 생각이었지만 양우석 감독님은 아마도 젊은 시절에 톰 클랜시 소설을 많이 좋아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미국에서 밀리터리 소설 장르로는 최고의 성공을 거둔 톰 클랜시는 그 시대의 국제 정세를 잘 파악해서 이를 현실감 있게 소설로 구성하고 밀리터리 덕후의 장점을 살려 무기에 대한 자세한 묘사로 이 분야에서 장인이 된 소설가이다. 한 때는 이 분이 전직 CIA 요원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팬들 사이에 이야기가 있기까지 했었지만 본인은 우체국 직원으로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하고 마무리가 된 이야기도 있다. 아무튼 양우석 감독님도 톰 클랜시와 같이 현재의 한국, 북한, 미국 그리고 한반도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정세를 소재적으로 잘 활용하고 그의 상상력을 더해 앞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지 설정을 하고 그 상황을 최대한 설득력 있게 해결해 내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영화의 전반부의 이야기라면 후반부는 잠수함을 배경으로 한 전투 장면이 주를 이루는데 이 부분은 양우석 감독님이 좋아했을 것으로 추청 하는 톰 클랜시 원작의 영화 <붉은 10월>을 많이 참조했다는 생각이다.

 

 너무 오래전에 봤던 영화여서 <강철비 2>를 보고 나서 다시 <붉은 10월>을 VOD로 관람하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붉은 10월>을 보면서 레퍼런스로 느껴졌던 장면들로는 '핑'을 사용해서 상대 잠수함과 소통하는 부분, 대잠초계기 시퀀스, 그리고 마지막 잠수함 대전 시퀀스가 떠오른다. 레퍼런스를 잘 활용해서 우리나라의 현 정세에 맞게 이야기를 잘 만들어 내서 너무 좋은 기분으로 <강철비 2>를 관람했다. 그리고 너무 좋아하는 <붉은 10월>이라는 영화를 떠올릴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운 느낌도 들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잠수함 영화라고 홍보를 하면서 개봉을 했던 <유령>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이 당시 정말 큰 기대를 하고 관람을 했지만 너무나 조악한 잠수함 실내 묘사와 전투 장면에 큰 실망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보면 정우성 배우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잠수함 영화에 모두 출연한 특이한 이력도 가지게 되었다. 이번 <강철비 2>의 후반부 잠수함 전투 장면은 그때의 실망을 잊게 만들어 줄 만큼 너무 좋은 연출이었다. 만약 <강철비 2>의 잠수함 대전 부분을 재미있게 감상했던 분들이라면 꼭 <붉은 10월>을 찾아보길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양우석 감독님의 영화를 볼 때마다 드는 느낌인데 항상 영화에 많이 출연하지 않는 배우 분들을 잘 활용한 다는 것이다. 이번 <강철비 2>를 보면서도 김용림 배우나 류수영 배우처럼 드라마에서는 많이 출연하지만 스크린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배우분들을 기용하는 게 좋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이런 감독님의 선택이 다음 영화에서도 계속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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