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우리, 인간 그리고 다시 나

2023년 12월 8일 / 금요일 / 날씨: 지하철의 온기도 간절해지는

by 아트필러

지금은 크게 망설이지 않지만

예전에는 문장에 나, 우리, 인간이라는 주어를 쓰는 것을 주저했다.


'나'라고 하면

너무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이고


'우리'라고 하면

너무 멋대로 친한척하는 느낌이고


'인간'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 과장된 느낌이 들었다.


개인의 견해를 인간의 통찰인 것처럼 쓴 문장은

미숙하고 어리석은 것이라는 글쓰기 책의 훈계도 한 몫했다.


사실 뭔가를 쓰기 망설인다면

그걸 읽는 것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런 주어가 담긴 문장이나 글이

주제넘는다고 주제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리낌 없이 선택한다.

이 문장에 어울리는 주어라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우습게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접어둔다.

왜냐하면 더 이상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우습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분명 누군가는 이 글에 고개를 끄덕여주리라고 믿는 것이다.


나라고 쓰든, 우리라고 쓰든, 인간이라고 쓰든

그건 쓰는 '나'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나'를 무한히 확장하고 축소할 수 있는 것이 글쓰기의 매력이기도 하다.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유리한 쪽을 선택하면 된다.


그러니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따위는 무시하고

쓰고 싶은 대로 맘껏 쓰자.


나는 그런 글을 쓰고, 읽으면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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