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종윤 May 18. 2020

비 오는 날

노이즈캔슬링이 필요한 날

2017년 여름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차 안에서 들리는 빗방울 소리는 굉장히 크게 들렸고 그 소리는 우리의 대화를 방해하기 충분했다. 빗소리를 좋아하던 나였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나는 빗소리를 싫어하게 된다.


하루 종일 비가 세차게 내렸다. 

비는 계속해서 창문을 때려대고 나는 그 불편한 소리 때문에 점심부터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저 빗소리를 내 귀로부터 차단시켜버리기 위해 당장 소니 매장으로 가서 wh-1000 xm3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질러버리고 싶었지만 공과금과 여러 생활비를 담당하고 있는 우리은행 통장이 "아직은 때가 아니야"라고 조용히 말하고 있었다. 


답답하면서 짜증 섞인 마음을 다잡기 위해 명상을 하기로 했다.


음악을 켜고 가부좌를 틀었다.

나의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면서 짜증 섞인 감정을 바라보고 또 바라본다.

그렇게 10여분 정도가 흘렀고 조심스레 눈을 떴다. 

여전히 빗소리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명상을 하고 나니 확실히 더 괜찮아지기는 했다.


이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로 완전히 해방하고 싶지만 별 수 있나 이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데..

빗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현실이 영 마음에 안 들지만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을 사기로 계획한 25일까지 잘 버텨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J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