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전쟁
- 서문 -
이 글은 역사적 인물들만 역사에서 차용하고, 나머지 이야기들은 모두 허구입니다.
소설적 상상력이므로, 실제 역사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 등장인물
주요 인물
- 담유화(18세) : 21세기 현대 대한민국에서 살다가... 갑자기 삼국시대 백제라는 나라에 떨어진 소녀
- 부여구(25세) : 백제 13대 어라하. 근초고왕. 냉혈한. 키가 9척에 달하고 무예와 궁술이 뛰어남
- 담고(65세) : 담유화의 아버지. 백제 달솔이라는 직책에 귀족이며, 인자하지만 병약함
- 동이(15세) : 담유화의 시녀. 담유화가 기억을 잃은 것에 대해 안쓰럽다. 항상 챙겨주고 싶음
- 연우랑(40세) : 담고 달솔의 가신이며, 담유화에게 무술을 가르쳐 주고 보호하는 경호원임
백제조정
- 부여융 : 백제 온조계의 마지막 후손
- 내신좌평 진고도 : 백제의 내신(왕명출납) 좌평이며, 최대 귀족세력의 수장임
- 위사좌평 진정 : 백제의 위사(경호처) 좌평이며, 진고도의 동생
- 조정좌평 해구 : 백제의 조정(형벌. 감옥) 좌평이며, 최대 귀족세력이나 온조계를 주군으로 모심
- 병관좌평 : 백제의 병관(군사) 좌평
- 내두좌평 : 백제의 내두(재정) 좌평
- 내법좌평 : 백제의 내법(의례) 좌평
고구려 조정
- 고사유 : 고구려 16대 태왕이며, 고국원왕
- 막리지 : 고구려 국사를 총괄하던 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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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전쟁
담유화의 집이다.
유화는 열심히 책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자로만 돼있는데도,
현대에서 온 유화에게는 다 읽힌다는 것이다. 1800 상용한자를 배웠다 해도 본인이 생각해도 신기하게도 방안에 놓여있는 서책들의 내용을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유화가 읽고 있는 서책은 백제의 역사를 기록한 '서기'였다. 박사 고흥이 저술했다는 역사책인데, 흥미롭게도 유화의 아버지 담고 달솔은 박사 고흥이 역사서를 편찬할 때 같이 참여했었다는 것이다.
그 덕에 역사에 1도 관심 없던 유화에게는 백제의 역사에 흠뻑 빠져들었다.
'세상에.. 내가 몰랐던 백제의 역사가... 이리도 찬란하다니...'
'백제의 시조 소서노라는 분은.. 정말.. 여전사셨구나...'
그때, 밖에서 동이가 말했다.
"아가씨. 조정에서... 병사들이 왔어요. 오늘부터 마한 정벌군에 각 군사를 편제한대요.'
"그래요? 알았어요. 연오랑님께 말씀 전해주세요. 준비해 달라고요.. 저도 준비 좀 할게요."
"네. 아가씨"
바야흐로 성내에서 전쟁의 기운이 짙게 감돌고 있었다.
유화의 저택에서도 가병들의 병장기 준비로 인해 분주한 상태이다.
동이가 유화에게 갑옷을 입혀주면서 낑낑대고 있었다.
아직 이때는 찰갑보다는 판갑옷을 입는 상황이라, 유화에게 맞는 판갑옷을 제작하느라 돈깨나 들었다.
"근데. 아가씨. 왜 남장을 하셔야 하는 거예요???"
"내가.. 나 스스로는 지킬 줄 알아야 할 것 같아. 내 가문의 병사들이 목숨을 거는 전쟁터에 가는데.. 내가 한가로이 놀 수는 없지 않아?"
"그래도.. 아가씨.. 귀족들은 어라하 곁에서 안전한 곳에서 있으실 거예요. 꼭 어라하옆에 붙어 있으셔야 돼요. 알았죠?"
"어.. 그래요..."
"지금 어라하께서는 무공이 출중하다 하셨어요. 무척 강인한 분이세요. 그런 분 옆에 있으면 험한 일 당할 일이 없을 거예요."
확실히 지금의 부여고는 다른 어라하와는 다른 것 같다. 즉위 초부터 군대를 양성하고 상업을 활성화시켜서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연오랑이 가병들을 모두 모아놓고 당부의 말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담고 달솔님의 가병들이다. 모두들 살아서 다시 만나자. 알겠나?"
"예."
모두들 저 마다 얼굴에는 불안하지만... 살아서 돌아오겠다는 의지에 가득 차 있었다.
그때 유화가 서로 불안해하는 가병들을 향해 말을 했다.
"모두들... 겁이 나겠지만... 우리 꼭 살아서 가족에게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그 말에 모두들 어금니를 꽉 깨물며 의지를 다졌다.
그때 병석에 누워있던 담고 달솔이 부축을 받으며 나왔다.
"모두들 살아서 돌아와 다오. 유화야.. 너에게 어려운 짐을 맡기는구나. 별 탈없이 돌아오너라."
"네. 아버님."
백제도 그렇지만... 삼국에서는 국가의 정규병외에 각 귀족들이 대규모의 사병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들의 영지를 지키고 유사시에는 국가 전쟁에 차출되어 동원되기도 하였다.
이윽고 유화 일행은 병사들이 모인 곳에 집결했고, 귀족들은 따로 편제되었다.
유화가 편제받은 중방은 어라하를 보좌하는 참모 격이었다.
며칠 후, 드디어 백제 정벌군 5만이 출정하는 출정식이 열렸다.
부여고는 직접 말을 타고 병사들에게 사기를 북돋을 겸 말했다.
"나. 부여고는 저 마한 54개국을 정벌하여, 이 한 땅의 패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대들의 이 백제는, 나의 백제는 그대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백제에 영광이 있으라!!!!"
"우와~~~~~~"
엄청난 함성이 온 성내에 가득 찼다.
부여구를 선두로 기마군단이 뒤따랐다. 그 뒤를 좌군이 따르고 우군이 따랐다.
며칠 후, 백제 정벌군은 마한과의 경계 웅천에 다다르고 임시 진영을 꾸렸다.
요 며칠간 유화는 죽을 맛이었다.
말을 타고 며칠간 행군한다는 것은 여간 곤욕이 아니었다. 게다가 육중한 갑옷을 입고 움직이는 것도 힘이 들었다. 우락부락한 사내들과 행군을 하는 것은... 여자인 유화로서는 견디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풀숲에서 노숙을 하는 것도 익숙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막사에서 자고 있노라면... 사내들의 코 고는 소리가 영.. 죽을 맛이다.
게다가 동료들은 유화 자신을 남자로 알고 있어.. 이리저리..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서... 오늘도 잠 한숨 못 자고... 슬며시 막사에서 나와 큰 고목을 기대어 밤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찌나 별빛들이 밤하늘에서 밝게 반짝반짝 빛이 나던지...
주위에는 불침번을 서는 병사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그때... 평상복 차람의 누군가가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다보는 유화가 아무리 남장을 하고 갑옷을 입고 있더라도... 여자였다.
그는 단숨에 알아봤다. 호리호리한 체구에 달빛사이로 드러나는 갸름한 얼굴...
'어찌 여인이 전쟁터에 왔단 말인가?'
유화에게 다가가는 그. 부여구다.
갑옷을 입지 않고 있었다.
"그대는 왜 아직도 잠을 자고 있지 않고 있나?"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라면서 쳐다봤다.
'허걱... 임금이잖아..'
"아네. 어라하... 잠이 오질 않아서..."
"그대는 누구인가? 어느 가문이지??"
어떻게 말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즈음에...
위사좌평이 어라하를 찾고 있었다.
"어라하. 어라하. 어디 계십니까? 어라하.. 여기 계셨습니까? 장군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이런..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는가?"
그러면서 유화 쪽으로 고개를 돌렸으나... 어느 순간... 휑하니 사라져 버렸다.
'어라? 아까 그 여인이... 허참.. 벌써 두 번째군...'
"왜 그러십니까? 어라하.."
"아니네.. 아니야.. 별일 아니야.. 그래 가보세."
"예. 어라하"
유화는 임금이 다른 사람에게 한눈을 판 사이에 재빠르게 도망쳐 나왔다.
'휴... 큰일 날 뻔했네..ㅋㅋ'
'하마터면 정체가 탄로 날 뻔했어... 휴..'
가슴을 쓸어내리며.. 막사로 향했다.
여기는 장수들과 전략을 논의하는 막사이다.
주요 귀족들과 장수들이 전투를 앞두고 전략을 논의하고 있었다.
"어라하. 목지국에서 사신이 왔는데... 어떻게 할까요?"
"목지국에서? 전쟁을 피해보자는 의도겠지. 한번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내일 보자고 하시오."
"예. 어라하."
"그리고, 목지국 사신이 떠나갈 때... 중앙군은 움직인다. 저들이 볼 수 있도록... 그리고, 좌군은 군사 1만을 이끌고, 오늘 밤사이 조용하게 가락 7국으로 떠나라. 가서 금관국을 봉쇄하여, 마한을 돕지 못하게 하라. 우군은 군사 1만을 이끌고, 목지국을 우회하여 백강으로 향하라. 거기서 진을 쳐서 다른 마한 연합국이 지원군을 보내지 못하도록 발을 묶어두라."
"예. 어라하. 어라하의 명을 받드나이다."
"좌군과 우군은 바로 떠나라. 목지국 사신이 알지 못하도록... 조용히"
밤사이 좌/우군이 조용히 야음을 틈타 이동하였다. 소리 없이 조용하게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음날, 부여고는 목지국의 사신을 만나고 있었다.
위사좌평이 말했다.
"목지국 사신은 들라."
이윽고 목지국 사신 2명이 부여구 앞에 섰다.
"그대들이 굳이 여길 찾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부여구가 물었다.
"대왕. 백제국과 저희 목지국은 선대에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저희 목지국 준왕께서 백제국이 저 요서땅에서 핍박받았던 것을 가엾게 여겨.. 동북 백리땅을 할양해드렸지 않습니까? 왜 목지국과 전쟁하시려는 지요? 부디 군대를 물려주시옵소서."
"군대를 물리라? 하하하하... 과거 우리에게 이 한 땅에 발붙일 땅을 준 것은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나 그것이 어찌 그대들의 선의에 의해 준 것인가? 짐도 전쟁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 옛날 우리 예맥족은 조선이라는 같은 하늘아래 단군을 모셨다. 한데 지금은 어떠한가? 이리저리 쪼개져서 서로 반목하고 있질 않은가? 짐은 이 한 땅에서 더 이상 반목하질 않고.. 이 백제의 깃발아래에 평화롭게 살고자 한다. 그대들 목지국이 우리 백제의 깃발아래에 들어온다면 환대해 줄 것이다. 하나... 끝까지 우리와 싸우고자 한다면... 그 대가를 치르리라."
"대왕. 부디 전쟁을 멈춰주소서.."
"그대들 왕에게 전하라. 3일의 말미를 주겠노라고... 항복하질 않으면 그에 대한 대가가 기다릴 것이다."
목지국 사신들은.. 더 이상 희망이 없음을 알고 체념하여 돌아갔다.
목지국 사신들이 떠나갈 즈음에 백제군도 움직이고 있었다. 목지국 사신들은 백제의 위협을 한시바삐 대왕에게 보고하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