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난 좋은 손님들

가끔은 사랑과 감동이 필요해

by 아인장

도깨비를 만난 여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던 25년 2월, 육십 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들어온다. 내 마음을 가장 복잡스럽게 만드는 연령대라 그 정도로 보이는 손님이 오면 좀 긴장한다.


"어머, 여기 너무 예쁘다. 여긴 뭐 하는 데에요?"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강하게 묻어난 질문. 난 친절히 설명을 한다. 그녀는 매듭 팔찌를 하나 고른다. 겨울에 팔찌를 찾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에 그녀가 첫 팔찌 구매자다. 샘플을 착용해 보기 위해 두툼한 긴팔을 걷어올리니 그 추운 겨울에도 금속 팔찌를 한 손목이 보인다. 좋아하는 사람은 계절에 상관없이 산다.


사실 난 좀 망설인다. 수족냉증이 심한 내 얼음장 같은 손이 닿으면 놀라실까 미리 말씀드린다. 그랬더니···.


"자기야, 어쩜 손이 이렇게 차니?"


내 손을 덥석 잡으신다. 그녀의 손은 아주 따뜻했다. 아무 감각이 없던 내 손이 조금씩 녹는다.


"제가 수족냉증이 좀 많이 심해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저기 세이브존 가면 조그만 휴대용 손난로 같은 거 있다, 자기야. 그거 하나 사. 손이 이래서 어떡하니. 그냥 얼음이다, 얼음."


한참을 두 손 붙들려 해동당한다. 기억에 남는 겨울의 첫 만남 이후, 그녀는 몇 번 더 가게를 찾아온다. 물건을 사기보다 내가 잘 있나 안부를 묻고, 전에 왔는데 없더라 무슨 일 있었냐 와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오신다. 세네 번 만난 후 어느 초여름, 이젠 제법 날이 따뜻해졌을 때 그녀는 좀 오래 가게에 앉아있다 간다.


매번 오실 때마다 짧게 듣곤 하던 그녀의 개인사를 이날 아주 작정하고 듣는다. 그녀는 아들이 미국에 있으나 본인은 미국에 가지 못하는 처지란다. 처음 만났을 땐 아들이 미국에 있다고 해서 자주 보지 못해 아쉬우시겠다 싶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그 아들을 못 만난 지가 삼십 년이란다. 네? 그럼 아들이 자라는 걸 못 보신 거잖아요. 이렇게 해서 이야기가 길어진다.


"내가 스무 살에 미국에서 도깨비를 만났거든."

"네? 도깨비요?"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건 드라마 〈도깨비〉 속 김신의 모습이다. 명사 도깨비가 내 머릿속에 그렇게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 그게 무슨 말인지 다시 여쭌다.


"도깨비를 만났어. 이상한 남자를 만났거든. 만나서 연애 좀 하다가 덜컥 애가 생겼는데, 글쎄 그 남자가 도깨비였던 거지. 그래서 내가 아들 데리고 도망쳤어. 애를 버릴 순 없잖니, 자기야. 근데 살다 보니 고향이 그리워진 거지. 그래서 한국에 잠깐 갔는데 그 후에 다시 미국을 못 가게 됐어."

"그럼 아드님은요? 한국에 같이 오셨다면서요."

"아들은 조금 있다 미국 보냈어. 나만 미국에 못 가게 돼서 그렇게 생이별하게 됐지, 뭐."

"그럼 그때 아들이 되게 어렸을 텐데, 그 후에 한 번도 못 만나신 거예요?"

"그렇지. 그래서 솔직히 정이 없어. 맞마따나 키운 정이 있어야지. 그래야 못 보면 가슴 아프고 그리운 건데 내가 못 키웠으니 그냥 낳은 사람 정도지. 그래도 아들이니까 보고 싶은데 미국을 못 가."


남의 개인사를 깊이 캐묻는 건 예의가 아니지만, 이야기를 들을수록 머릿속에는 알쏭달쏭함만 남는다. 뭐지? 왜 미국을 못 가시지? 어떻게 아들이랑 삼십 년 넘게 떨어져 살 수 있지? 자식은 커서 따로 살아도 남편 분이랑 사시는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대체 이 분 인생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젊은 시절 미국에서 살아 미국 마인드와 미국 음식, 미국식 사고방식을 가진 그녀. 미국을 그리워하는 그녀를 난 '킴'이라고 부른다. 호칭을 묻는 내 질문에 그녀가 고른 답이다. 미국에서 살았을 적 다들 자신을 킴이라고 불렀단다. 많이 도와준 미용실 언니도, 근처 백인 이웃들도 자신을 킴이라 불렀다고. 그래서 난 그녀를 미국 킴, 킴이라 부른다. 번호도 그 이름으로 저장해 뒀다.


킴을 처음 만난 후부터 긴 대회를 나눈 지난 만남까지 그녀는 늘 나를 응원한다. 내 결과물을 칭찬하고 그 과정을 봐주며 경청한다. 나이 칠십이 다 되어가는 자신의 삶 경험을 토대로 내게 용기를 주고 충고를 한다. 남자 잘 보고 만나라던가 미국을 꼭 가보라는 말. 세상이 정말 넓다는 말과 내가 진짜 잘 될 것 같다는 말, 열심히 살아서 보기 좋다는 말 등을 한다. 그녀가 장년의 손님 중 몇 안 되는 좋은 손님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킴의 인생 이야기가 유별났기도 하거니와 늘 본인의 이야기만 늘어놓다 가지 않으셔서인 듯하다. 그녀의 삶을 담은 말 사이사이에 내가 듣고 따를 만한 노하우가 담기어 있다.


누군가의 인생, 더 깊은 내용을 공유하는 건 예의가 아닌 듯하여 이 즈음해서 정리한다. 언제 한 번 좋아하는 카페라떼 사들고 놀러 온다던 킴을 몇 달째 만나지 못했지만, 하계역을 떠나기 전에 한 번은 꼭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KakaoTalk_20250916_213424219.jpg
KakaoTalk_20250916_213751873.jpg


공감

어째 모든 이야기가 추운 겨울에 시작된다. 스토어를 열었던 첫겨울, 화려한 컬러의 패턴이 가득한 패딩을 입은 중년 여성을 만난다. 그녀는 웃으며 인사를 한다. 옷차림이 예사롭지 않아 조금은 경계를 하고 있었는데 선뜻 내게 이러한 제안을 한다.


"내가 커피 책을 만들려고 하는데, 혹시 만들어줄 수 있어요?"


갑작스러운 디자인 의뢰에 깜짝 놀란다. 또, 무얼 믿고 이 일을 맡을지 고민된다. 진짜 원해서 하는 말인지, 다른 속셈이 있는데 슬쩍 미끼로 던지시는 건지도 궁금하다. 세상이 워낙 흉흉하다 보니, 말을 곧이곧대로 듣기 어려워진 게 슬프다. 어쨌거나 정말 하고 싶으신 게 뭔지, 왜 이러한 제안을 하시는지 묻는다.


"내가 커피만 삼십 년 넘게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은 커피를 안 먹어요. 그래서 좋은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내용을 책으로 만들어서 좀 알리려고. 그림도 넣고 예쁘게 편집해서 만들고 싶은데 혹시 해줄 수 있어요?"

"아, 책 디자인 작업이라면 해드릴 수 있어요. 근데 저한테 왜 이런 제안을 하시는 거예요?"

"아니, 여기 보니까 이 커피 스티커 느낌이 너무 마음에 들고 매장 분위기도 예뻐서 들어왔어요. 요런 느낌의 커피 그림이 들어가면 좋겠는데."

"마침 이것도 다 제가 그린 거예요."

"어머, 정말요? 딱 이런 느낌을 원했는데."


처음 매장을 열고 적응 중이었기에 생각해 볼 시간을 달라고 부탁한다. 그분은 흔쾌히 일주일 정도 생각을 해보라며 커피 스티커를 하나 사 가신다. 일주일이 채 지나기 전에 다시 날 찾아오셨고, 우린 한 번 같이 작업을 해보기로 한다.


예상과 달리 당장 필요한 커피 라벨 스티커 의뢰를 맡기셔서 그것부터 한다. 바로 출판 디자인을 들어가는 것보다 비교적 간단한 그래픽 디자인부터 하는 게 좋아서 차라리 다행이다 싶다. 나는 나의 최선으로 정말 꼼꼼하게 의뢰 받은 디자인 작업을 했고, 그분은 첫 작업부터 이후의 브랜드 카드까지 모든 결과물을 마음에 들어 하신다. 나도 뿌듯하고 기쁘다. 원래 가장 처음 하기로 했던 책 역시 — 그분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 만들었다. 우리는 총 다섯 번의 디자인 작업을 함께 하며 신뢰도 쌓고 1인 사업가의 고충도 나눈다. 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고민과 현실을 나눈다. 그 과정에서 진짜 공감을 한다.


"배 대표. 배 대표도 자본이 있어야 해. 혼자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그렇지 않아요?"

"그럼요. 왜 아니겠어요? 돈 많으면 사업 하는 게 편하고 쉬워질 걸요. 다 돈 쓰면 되니까."

"그리고 이 연결, 사람끼리 만나고 교류하는 게 너무 중요해. 우리도 마찬가지지. 각자 있을 때는 없어서 너무 바쁘고 허덕이는데 만나면 이렇게 얘기도 하고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잖아요."

"맞는 말씀이세요. 그래서 전 대표님이 오시는 게 정말 좋다니까요? 제가 사람을 못 만나서 입에서 단내가 난다니까요. 자주 수다 떨러 오세요."

"아, 정말 웃기다. 에휴."


둘 다 여유롭지 못한 현실이라 전폭적인 지원과 꾸준한 작업을 함께하지 못해 유감이다. 다만 나보다 먼저 사업을 해보며 실패를 겪어본 인생 선배로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그녀가 보기에 난 100 중 한 50 정도 온 것 같단다. 시작이 반이라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몰라도, 나머지 50을 채우기 위해서는 자본도 더 필요하고 인맥도 많아져야 한다고. 내가 여러 가지 일을 해서 정말 열심히라는 말도 하시지만 때로는 따끔한 조언과 본인의 생각도 말씀해 주셔서 좋다. 내겐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우리는 서로 다른 분야에 있지만, 폐업의 반대 방향으로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점이 같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공유하며 의견을 주고받고, 각자의 생각을 담아 적당한 피드백도 건넨다. 같은 소속은 아니어도 좋은 영향과 이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퍼스의 자매

어느 봄, 평일 저녁에 두 젊은 여성이 들어온다. 하계역에서 젊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기에 내 또래인 듯 보이는 손님이 오면 정말 반갑다. 설레는 마음에 적극적으로 말을 붙이고 싶은 걸 참는다. 다행히 이 날 만난 두 여성은 나와 결이 비슷하다.


"어서 오세요, 천천히 구경해 보세요."


내 인사에 웃음과 함께 화답하는 두 사람에게 점점 호감이 생긴다. 자주 인사를 무시당하면 사람은 이렇게 작은 호의에도 마음을 열게 된다.


두 여성은 매듭 팔찌와 키링 등 여러 액세서리 상품에 관심을 두었고, 나는 내가 필요할 때마다 팔찌 착용을 돕는다. 그러다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된다.


"사실 저희가 호주에서 왔거든요. 호주에도 핸드메이드가 많은데, 여기도 너무 예뻐요."

"아, 진짜요? 근데 한국 분 아니세요?"

"한국인인데 호주로 이민을 가서 이번에 7년 만에 한국 왔어요."

"헉, 진짜 오랜만에 오셨네요. 물론 힘든 것도 많으셨겠지만 부럽네요."

"저희보단 저희 어렸을 때 데리고 가신 부모님이 고생하셨죠. 원래는 더 일찍 오려고 했는데, 딱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코로나 끝나고 취업하고 하면서 이제야 올 여유가 생겨서 오게 됐어요."

"아이고, 하필 그때 코로나가···. 그럼 한국인이시지만, 웰컴 투 코리야입니다."

"하하,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여긴 어떻게 오시게 된 거예요? 뭐 시선을 끈 게 있나요?"

"지하철 내려서 딱 보는데 색감이랑 분위기가 너무 예뻐서 들어왔어요."

"그랬다면 또 너무 감사합니다."


대화를 하며 호주 퍼스에서 왔으며, 둘은 사실 자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렇게 보니 알겠다. 두 사람 모두 햇살처럼 밝았는데 그 점이 닮았다. 가장 예쁜 노란색 사람이다. 말하는 것도 좋아하시는 듯 오래 대화를 하신다. 7년 만에 찾은 고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간다며, 멋진 아티스트의 성장을 응원한다는 방명록을 남기고 간 두 자매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KakaoTalk_20250916_215659002.jpg
KakaoTalk_20250916_215659002_01.jpg


영미님과 은수님

나는 죽을 때까지 이 두 사람을 잊을 수 없을 거다. 운명처럼 만나게 된 우리 세 사람의 특별하고 즐거운 인연은 아마 영원토록 내 안에 남겠지.


우연히 가게를 방문한 손님으로 두 사람을 만난다. 영미님은 오래전부터 도자기, 공예, 그림 등 예술을 좋아하셨고 은수님은 용기 있게 홀로 드로잉 클래스를 신청한 손님이다. 영미님은 첫 방문 이후 가끔 오셔서 얼굴을 비추고 엽서를 구매해 가시고, 은수님은 예약한 드로잉 클래스 일정에 맞춰 만날 예정이다. 영미님은 말을 아주 많이 하는 수다쟁이고, 은수님은 조용한 편이다. 그리고 예약되어 있던 클래스 날짜를 은수님의 개인 사정으로 하루 미루었는데, 내겐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므로 우린 월요일이 아닌 화요일에 만나기로 한다.


화요일, 평범한 하루가 지난다. 그러다 오후 3시 즈음 오랜만에 영미님이 오신다. 오셔서 또 길게 이야기를 하신다. 나는 영미님이 오셔서 함께 대화하는 것이 좋지만, 곧 있을 4시의 드로잉 클래스가 신경 쓰인다. 기본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은 수다를 떨고 가시기 때문이다.


'죄송하지만 중간에 말을 끊어야겠네. 다음에 오셔서 마저 들려달라고 해야지.'


은수님은 성실한 사람이라 10분 일찍 도착하고, 영미님과 만나게 된다. 나는 미리 결심한 대로 영미님께 곧 드로잉 클래스를 해야 해서 다음에 마저 이야기 들려주러 오시라 한다. 그랬더니···?


"어머, 드로잉 클래스? 그럼 나도 할게요. 한 번 해보지 뭐."

"아··· 잠시만요. 은수님, 괜찮으세요?"


양해를 구해야 할 것 같아 은수님께 물었더니, 한 명보단 둘이 하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며 좋다고 하신다. 하필 사람이 몰려도 꼭 이럴 때 몰리는 게 갑자기 다른 손님들도 몇 명 오셔서 클래스를 시간 맞춰 시작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두 분께 10분만 기다려 달라 양해를 구한다. 나는 다른 손님들을 응대하고, 두 분은 그 짧은 10분 사이에 이야기하며 친해진다.


겨우 상황을 정리하고 시작한 드로잉 클래스. 갑작스레 만난 두 사람과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솔직히 나와 영미님, 특히 영미님은 말하는 걸 정말 좋아하셔서 사설이 조금 기시기에 혹시나 은수님이 피로하실까 걱정이 된다. 나는 두 사람의 마음을 최선의 눈치로 살피고 상황을 만져가며 수업을 진행한다. 두 분 다 나이 먹고 그림 배워보는 건 처음이라는데, 곧잘 그리며 즐거워하는 게 보인다. 누구 하나 특출한 I형 사람이 없어 대화도 자주 오간다. 그냥 이 시간이 마냥 즐겁다. 어쩌다 우리가 만나게 됐죠? 하하, 제가 사실 운명을 믿는데 저흰 만날 인연이었던 게 분명해요. 영미님은 원래 화요일 이 시간대에 올 수 없는데, 오늘 특별히 시간이 비어 잠깐 들른 거였고, 은수님은 원래 예정되어 있던 날짜를 하루 미루신 거다. 하늘의 뜻을 담은 운명의 수레바퀴가 우리 셋을 꼭 만나게 하려고 수를 쓴 것처럼 작정하고 만나면 만날 수 없는 시간에 우린 만난 것이다.


하루 하고 끝나는 게 아쉬우니 정기적인 수업이 있으면 좋겠다던 피드백을 반영하여 두 분과는 벌써 두 달째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덕분에 장기적으로 누군가를 가르치는 재미를 느끼며 나 또한 드로잉 클래스를 운영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


"우리가 선생님 실험자잖아요. 성인 그림 수업 실험자. 저희 가지고 이것저것 많이 해보세요."

영미님이 웃으며 말씀하신다. 유쾌한 표현이 영미님답다.

"크크, 네. 두 분이랑 그림 그리는 덕분에 저도 많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같이 그림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그림 지식을 전달하는 게 정말 즐겁거든요. 진심으로 두 분께 감사드려요."


우린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그림에 푹 빠지고 있다. 두 분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처음과 달리 같은 주제로 그림을 그린다. 이러면 같은 주제 서로 다른 그림을 볼 수 있는데, 이 점이 매우 흥미롭다. 섬세하고 꼼꼼한 영미님의 그림과 과감하고 풍성한 은수님의 그림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그림의 즐거움을 오래 함께하고 싶다.



해변에서 한 움큼 주워 흩뿌리는 모래알 개수만큼 다양한 사람들 중 유독 반짝이는 몇 명 덕분에 완전히 침몰하지 않고 또 하루를 버티어 낸다. 선하거나 아름답다 같은 기준으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타인에게 예의를 갖추고 인사를 주고받으며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오늘도, 내일도 아마 나를 지지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