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당탕탕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by 아인장

이 글의 제목이 '와당탕탕'인 이유는 '우당탕탕'보다 적당한 표현을 찾았기 때문이다. '우당탕탕'은 어쩐지 거창한 느낌이라 내 성장 과정을 묘사하는 데에는 다른 표현법이 어울릴 것 같았다. '우당탕'과 '와당탕' 모두 잘 울리는 바닥에 무엇이 요란하게 떨어지거나 부딪힐 때 나는 소리의 부사로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지만, '와당탕탕'을 발음하려 벌어지는 입과 통통 튀는 귀여운 소리가 좌충우돌 도전기를 써내려 가고 있는 내 모습을 소개하는 것 같아서 이렇게 골랐다.


개인 사업을 시작하고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아본다. 1년 전의 나와 1년 후의 나를 같은 줄에 세우고 둘의 차이점을 그 아래 죽 적어 내려가듯 지나온 모든 경험과 감정을 천천히 되짚어본다. 눈에 띄게 엄청난 성과나 통계 수치는 아니더라도 스스로가 평가해 볼 때, 지난 1년을 꽤 알차고 다양하게 살아온 것 같다. 정신적 성장도 있다. 난 나 자신을 실제보다 어른으로 여겨왔다는 것과 감히 고평가 한 경험치까지도 알게 되었다. 이제 만 스물여섯, 객관적으로 볼 때 난 배워온 것만큼 배워야 할 것이 많고 느껴온 것만큼 느껴봐야 할 것이 많다.


한 개인으로서의 나 아인장을 뜯어보면, 감정의 기복이 있는 사람이다. 이 주관적 평가와 1년 간 느낀 감정은 비슷하다. 감정의 골이 바닥을 쳤다가 하늘을 찌를 듯 기뻤다가도 금세 지하 300층 아래를 뚫고 내려감을 반복하면서 울렁울렁 평탄치 못한 마음이었다. 어느 성인군자들처럼 득도하여 세상의 이치를 알고 모든 것을 포용하는 큰 마음을 지니지 못하였다. 스스로를 괴로움에 몰아넣는 건 사실 현재까지도 가끔 그렇지만, 막 스물여섯이 되었을 때보다는 비교적 단단한 강도의 심장이 되었다 느낀다. 차가운 세상과 따뜻한 세상을 모두 보고 듣고 만지며 지나온 시간들이 가치 있는 세월로 내게 남을 거란 확신이 든다. 아마도 난 꽤 열심히 이십 대 중반 언저리를 살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꼭 인생이 재미있냐고 묻는다. 마땅한 직업과 해야 할 일이 있음과 행복이란 감정은 비례하지 않는다. 이것 역시 직접 경험하며 느꼈다. 회사에 있든, 길 위에 있든, 세상 어느 구석에 던져져 있듯 우린 모두 잘 살려고 노력하는데 가만히 들여다본 하루들은 행복과는 멀어 보일 때 막연한 불안이 자라난다. 열심히 살던 살지 않든 간에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고, 나는 나와 내 친구들이 모두 어디에 있던 각자의 행복을 찾길 바라기 때문에 지금 사는 게 재미있는지 묻는다. 슬프게도, 자신 있게 그렇다 대답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서 안타깝다. 나 역시 거기 포함되어서 가타부타할 말이 없다는 것도 씁쓸하다. 크고 작은 삶의 위기를 넘기며 이겨낸다 하더라도 즐겁지 않으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어떻게든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2025년을 살았고, 곧 끝이 다가오고 있다. 분명 즐겁고 흥미로운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와당탕탕 살았다는 자평과 무관하게 올해 365일을 각각 하나의 픽셀로 만들어 즐거웠던 일자만 컬러 칠을 한다면, 완전한 컬러 이미지를 완성하긴 어렵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컬러 반, 흑백이 반일 것 같다. 냉철하게 힘든 순간이 더 많았다. 원래 헤매는 건 재미가 없어 그럴까? 아니면 마음을 다치는 일은 원래 쓰라려서 그런 걸까. 삶에 얼마나 몰두했는지와 행복의 양은 적절한 비례 관계가 되지 못하여 나는 앞으로는 좀 더 행복에 가까운 날들로 매일을 채우고 싶다는 결론을 적어 내려 가며 올 하반기를 보내고 있다.



생전 해보지 못한 경험과 그로 인한 감정과 기억들. 여기저기 부딪히고 차갑고 쓰린 세상의 맛을 보며 일단 뭐든 해보기로 한다. 나 포함 모두가 견디며 살아간다는 것, 난 아직 더 부딪힐 필요가 있다는 점을 깨달으면서 점점 어른이 되어간다. 조금 더 용기를 내고, 나이 앞자리가 3이 되기 전에 해보면 좋음직한 일들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기로 한다. 와당탕탕의 정도를 좀 더 올리고, 더 다이내믹한 도전기를 적어 내려 가는 것이 짜릿하지 않을까 호기심도 들어서 내년에는 그래보기로 한다. 모험에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용기라는 것을 배웠다. 청춘은 마땅한 방랑자의 자격으로 세상을 좀 더 헤매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일단 와당탕탕 하고 있다. 몸 아프게 부딪히며, 미지의 세상으로 떠나는 . 옹골찬 용기로 똘똘 뭉치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내가 꿈꾸는 미래의 내가 되기 위한 최선의 자세이자 태도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