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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증은 장기에 유착되는 난치질환입니다

임신을 생각한다면 남자친구 때문이 아니라 본인 건강부터 생각을 해야죠

by 이이진

https://youtu.be/zQqZlWRl1 DM? si=AubVh4 psBb4 Y7 s2 N


일단 바빠서 중간까지만 내용을 들었는데요, 상담자 분이 자궁내막증이라는 본인의 병에 대해 잘 모르거나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면 상담 내용은 다분히 사실적이지 않습니다. 제 주변에 같은 질환으로 20대부터 너무 고생한 분이 있어서 제가 나름 정확하게 아는데, 자궁내막증에 걸리면 걸린 기간 동안은 정상적인 임신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가임 기간 내내 비정상적으로 자궁내막이 증식하면서 난소를 비롯한 장기 여러 곳에 들러붙으며 심지어 폐에도 붙기 때문에, 대부분은 수술로써 해당 내막을 제거하게 되거든요.


특히 난소에 자궁내막이 붙게 되면 해당 난소를 제거하지 않고는 통증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 자체가 안 되므로, 자궁내막이 난소에 붙은 환자의 경우에는 난소 중 하나를 대부분 제거하게 되고, 심한 경우 두 난소 모두를 제거하기도 합니다. 자궁내막이 골반에 붙기도 하고 대장에 붙기도 하며, 이럴 경우 유착까지 생기면서 수술 이후에도 상당히 고생하게 되고요. 이걸 그나마 치료하는 방법이 여성호르몬을 억지로 억제하여 일시적인 갱년기 상태로 만드는 것인데, 당연히 갱년기 상태라, 임신이 불가능하죠.


자궁내막증이 초기라(?) 장기에 많이 붙지 않았을 때라도 여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치료로써 자궁내막의 증식을 막으므로 갱년기가 되면서 임신이 안 될 수밖에 없고, 장기를 제거하는 수술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치료 방법이며, 그 이후에도 다시 증식하지 않도록 여성호르몬을 억제합니다. 요즘에는 과거보다는 약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여하튼, 원리는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것이고요.


통상 6개월에서 1년이 수술 후 재발 위험이 가장 높다고 보며, 이 기간에 가능하면 임신을 하도록 병원에서 권유하는 편이고, 실제로 임신하면 자궁내막이 증식하더라도 위험하지 않게 됩니다만, 그게 또 그렇게 사람 의사대로 되는 것도 아니죠. 현재 가임 여성의 15% 이상은 이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고, 불임의 경우 30% 이상이 이 질환입니다. 무엇보다 자궁내막증에 의한 난소 유착은 통증이 상당하여 일상생활이 안 되므로, 이 상담자처럼 담담하게 해당 질병을 받아들이는 건 상당히 드문 케이스라고 봐야죠. 대부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통증과 지나친 출혈, 극심한 PMS 등으로 고통받습니다.


따라서 남자친구가 임신 여부를 걱정하는 건 전혀 이상할 게 없어 보이고, 오히려 상담자가 본인의 질병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며, 자궁내막증은 난자를 동결하더라도 자궁내막이 증식하면 결국 임신이 힘들기 때문에, 해당 질병을 치료하는 게 가장 급선무입니다. 난소에 혹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앞서 언급했듯 장에도 유착될 수가 있어서, 제가 아는 분들 대부분은 해당 질병으로 상당히 고통받았습니다.


즉, 일단 자궁내막증 치료를 우선적으로 열심히 받아야 되고, 병원에서 치료가 안정적이라서 난소를 절제하지 않고 난소가 정상적이라 임신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듣게 되면, 본인이 아이를 원한다고 할 때, 바로 임신을 해야 합니다. 혼전 임신이 싫다, 계획 임신을 하겠다, 이게 문제가 아니라 병원에서 임신 가능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임신을 해야 되는 사정이고, 실제로 임신을 해야 해당 병이 일정 기간 멈추면서 치료가 되기도 하므로, 여러모로 나은 것이죠.


실상 30대 중반을 넘어가면 대부분 임신 가능성이 급속도로(?) 저하되면서 자궁내막증도 크게 문제가 안 되긴 하나, 이 때는 임신 가능성도 앞서 언급했듯 저하된 상태인 거죠. 즉 임신 가능성이 높을 때 자궁내막증도 활발하므로, 만약 지금 자궁내막증이 염려할 상태가 아니라면 혹여 임신 가능성도 높지 않을 수 있으니, 다시 한번 병원에서 여러 기능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유튜버도 자궁내막증으로 치료받다가 결국 자연 임신이 안 되면서 난임 치료받느라 너무 고생하는 내용을 올렸고, 난자 채취에서도 혹(?)이 발견될 정도로 위험한 순간도 오고 그렇던데, 상담자처럼 해당 질병을 듣고 이렇게 담담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봅니다. 꼭 임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통증과 여러 증후 때문에 해당 질병은 치료가 필요한 병이라, 다시 말씀드리지만, 남자친구의 걱정은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병원에서 자궁내막증 치료가 안정적이다, 난소도 제대로 기능한다, 지금 임신하는 게 좋다고 하면, 다른 조건 생각하지 말고, 본인이 임신을 원한다면, 임신하는 게 맞습니다. 남자친구의 걱정도 걱정이지만, 상담자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 첨언드렸습니다. 지인 때문에 해당 질병을 오랫동안 알아봐 왔는데 요즘엔 오히려 급증하는 추세이고 아무리 봐도 여전히 난치병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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