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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면부터 속 생각을 말하는 게 되레 이상한 거 아닌가

친해지고서야 본성이 보이는 경우가 많고 그게 꼭 나쁜 건 아니고

by 이이진

https://youtube.com/shorts/wt3JtPHcMOE?si=k8rEQL8v3lE9izd0


앞뒤가 다르다는 게 단순하게 마음속 생각과 실제 표현이 항상 같아야 된다 이런 거보다는, 예를 들어 대중 앞에서는 겸손하고 도덕적이고 이런 이미지를 주면서 실제로는 부도덕한 일을 한다든지 주변에 부도덕한 일을 지시한다든지 이런 경우를 주로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뚱뚱한 사람을 만났을 때 굳이 다짜고짜 <돼지세요>라고 말을 할 일이 있을까요? 못 생긴 사람도 굳이 친해지기도 전에 <못생겼다> 말할 필요가?????


직업이 의사라면 <BMI가 어떻고 당뇨병이 걸리기 쉽고> 이렇게 뚱뚱하다는 것에 대해 의사 표명을 할 필요와 다소의 의무가 있다지만, 성형외과 의사도 <코가 너무 낮고 어떻고> 이런 외모에 대한 품평을 할 수 있을 나름의 권리가 있다지만, 일반적인 관계에서 친해지기도 전에 그런 말을 면전에서 할 일은 거의 없는 거 같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알거나, 가까워지면서 슬슬 잔소리 비슷하게 <살 좀 빼지>라고 한 적이 있긴 하나, 혹은 친구가 됐을 때 <내가 왜 남자친구가 없을까?> 물어보면 친구 입장에서 <네가 좀 생긴 게 약간 그렇지 않냐?> 이렇게 말할 수야 있겠죠. 요즘엔 이런 사람들을 쌉T 이렇게도 부르던데, 그럼 앞뒤가 다른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쌉T만 만나야죠.


여하튼 앞뒤가 똑같을 필요도 없지만, 겉과 속이 다르다고 굳이 친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다짜고짜 속 마음을 얘기할 일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댓글로 자주 다는 말이 <친해지고서야 달라 보이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게 꼭 나쁜 의미만은 아니다.>입니다.


다만 같이 있을 때 <A는 좀 돼지 아니냐?> 이렇게 말해 놓고는 막상 A가 나타났을 때 <너 좀 살 빼야 되지 않냐? 숨이 턱턱 차는데?> 누군가 나름 걱정해서 말을 하는데 돌연 <야, 너는 어떻게 사람 면전에서 그런 말을 하니? 그건 사실을 말하는 게 아니라 모욕하는 거야, 살찐 게 무슨 큰 문제야?> 이런 식으로 태세 전환하는 사람을 저는 싫어하고 그런 걸 저는 앞뒤가 다른 사람이라고 봐요.


그리고 예외적으로 대중적 관심을 받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이런 평가에 늘 노출된다는 점에서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긴 하는 거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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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라는 이유로 혹은 안티라는 이유로 <살쪘다>, <두 턱이다> 사진 막 찍어서 올리고 이러니까. 이것도 옳고 그름은 아직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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