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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비난할 정도의 인격을 갖춘 사람은 본 적 없어요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은 하되 그럴 자격 없는 비난은 털어버리세요

by 이이진

https://youtube.com/shorts/wa6rLNe2dA8?si=k0u2_f2NKca335oD


저는 자라면서 딱히 부모님들의 지지나 관심을 받지 못한 수준 이하로 자랐거든요. 대부분 집이 가난하면 부모 양쪽이 일을 나가고 통상 육체노동에 종사하니까, 집에 와서 아이를 북돋아줄 힘이 없는 경우가 많고, 또 뭐 여러 사정상 초등학교 때 전학 가면서 가정형편이 아주 극심하게 나빠지다 보니, 다소 방임에 가깝게 컸죠. 그런데 유치원 입학 이후로, 초등학교 때도 특별히 공부를 안 해도 성적이 좀 나오고 그래서, 학교에선 선생님들이 상당히 귀여워해줬습니다. ^^;;;;


특히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은 제가 시험에서 계속 올백을 맞으니까 저와 약속한 것처럼 저를 업고 교실을 다녔을 정도로 상당히 절 예뻐해 줬고,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은 제 집에 편지를 보내 집에 오라고 할 정도로 친하게 지냈어요, 그런데 좀 집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아주 아니었거든요.


이게 사춘기가 되면서는 이런 일종의 분리된 삶이 그냥 문제아 되는 걸로 통합돼 빠졌는데, 사회생활 시작하면서는 결국 갈등이 폭발했죠. 그리고 독립하고,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소위 성공했거나 부유한 부모를 둔 사람들을 만난 거죠. 근데 그 안에도 나름 제가 겪지 못한 압박감이 있더라고요.


당연히 방임하고 제대로 교육 안 시키고 부모로서 자식에게 보여서는 안 되는 환경은 분명히 자녀 인격과 자존감에 극심한 나쁜 영향을 줍니다만, 저는 이걸 반대로 <나를 비판할 자격이 없으므로 내가 결정한 방식대로 산다>로 바꿨습니다. 부모가 너무 자녀에게 희생하면 자녀가 부모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거나 본인이 추구하는 삶을 살기가 상당히 어려워요. 그러나 부모에게 그런 희생을 받지 못했다면, 그만큼 자녀에겐 자유가 옵니다.


물론 나쁜 부모들은 자녀의 기본 욕구조차 채워주지 않고도 나중에 부모행세 하기도 하고 (연예인 사망 후 이혼하고 떠난 부모가 상속받으려는 것처럼) 혹은 아주 기본적인 의식주만 비참하게 채워준 걸로 평생 부모 행세하기도 하거든요. 이것도 연예인들 보면 너무 가난하게 키워놓고 성공한 자녀 덕을 당연한 듯 받는 경우에서 볼 수 있죠. 심지어 자녀가 유명인이 됐음에도 범죄 저질러서 자녀 얼굴에 먹칠도 하고요. 성공한 부모가 자녀를 실질적으로 독립 못하게 하는 건 반대의 경우겠죠.


여하튼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지만, 전문 분야는 전문가의 의견을 일단 경청하고, 인성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내 기준에 훌륭한 사람의 시선만 듣는다, 특히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까지 있을 때>로 대강 정리하고 삽니다.


근데 살면서 <훌륭해서 무슨 말이든 따른다> 할 정도의 인간은 본 적이 없어서, 오히려 유명인인데 만나보면 실망하기도 해서 (물론 대통령이나 대기업 총수, 왕처럼 엄청난 사람들은 독대 안 해봤으나) 딱히 누군가의 시선과 충언에 휘둘릴 필요를 못 느끼며, 범죄 저지르는 거 아니면 굳이 남 상처 주지 말자, 가능하면 공정하자, 나는 언제든 나쁜 인간이 될 수 있는 나약한 인간이다, 는 자의식으로 부족한 자존감 채우고 삽니다.


강사님도 누가 얼마나 훌륭해서 뭘 어떻게 비판할 수 있을까 모르겠지만, 강사님이 인정할만한 사람 아니면 굳이 그 시선을 신경 쓸 필요 없을 거 같아요. 카메라 돌아가는 건 시선을 신경 쓴다기보다 직업적 본능에 신체가 반응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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