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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담은 결국 집단 내 정치적 행위의 하나입니다

집단 내 모두가 싫어하는 사람은 평판 때문에 결국 망하니까요

by 이이진

https://youtu.be/pglJLwT9 WCc? si=iVWmMgYA8 WwxZjDa


개인적으로 험담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는 편입니다.


하나는 해당 험담 대상과 아무런 연관이 없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사람에게 하는 행위로, 가령 화나게 하는 직장 상사나 후배에 대해 부인이나 남편 혹은 가까운 친구에게 험담을 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부인이나 남편 혹은 친구는 옆에서 위로를 해줄 수 있을 뿐이라, 말 그대로 감정적 토로와 위로가 주가 되는 거죠. 물론 드물게 남편이나 부인이나 친구가 직접 회사나 해당 조직에 가서 따져줄 수도 있긴 합니다만, <그 자식 내가 혼 좀 내야겠네>, 이런 경우는 드물죠. 따라서 저는 이런 경우는 험담이지만 험담이라고 보지 않으며, 이 정도 험담도 안 하는 사람은 지구상에 없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두 번째는 권력 행위의 일종으로 험담을 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권력 행위로써의 험담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이 되는데,


1) 가령 어떤 조직이나 회사에서 모든 사람이 다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굳이 내가 나서서 험담을 할 일도 없고 이런 때는 평판이 이미 형성돼 있으므로, 험담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평판의 구조를 갖는 거죠. 어느 조직이건 속해본 사람들은 이 말을 이해를 할 텐데, <저 사람 왜 저래?> 이러면, 주변에서 다들 <원래 저래, 그냥 둬, 여기 사람들 다 포기했어> 이런 식의 반응이 나오는 거죠. 이런 경우 해당 대상자는 자연스럽게 조직에서 도태됩니다. 드물게 피해 의식으로 조직을 공격하기도 합니다만, 이런 예외의 예외는 너무 복잡하니 넘어가겠고요. <굳이 나서서 험담을 할 필요가 없이 이미 평판이 형성된 사람인 경우죠.>


2) 다음으로는 <나만 그 사람이 싫은 경우>입니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 잘 지내는데 유독 뭔가 나만 싫고 어색하고 불편한 경우가 있을 수가 있거든요. 그 사람도 나를 싫어해서 서로 암묵적으로 싫어할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은 딱히 나에 대해 큰 감정이 없는 듯 하나, 그 자체도 불편하고 싫은 상황인 겁니다. 이런 경우에 굳이 나 혼자 그 사람을 싫어한다는 점을 밝힐 이유와 이익이 없기 때문에, 역시 험담을 나서서 할 이유가 없어 저는 안 하고 그냥 선을 긋습니다.


3) 이 경우가 가장 복잡한데 나도 싫어하고 누군가도 싫어하는데 반대로 좋아하는 사람도 섞여 있을 때입니다. 이런 경우의 험담은 일종의 권력 행동이 되기 때문에, 가령 내가 나서서 그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규합하는 경우, 그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가 있는 거죠. 이런 예는 여러 조직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서, 새로 부임했을 때 기존 세력과 다툼이 생긴다거나, 이런 상황에서 주요하게 작동하는 게 험담으로 인한 공동 의식의 형성이죠.


위 경우의 험담은 앞서 말했듯 단순한 감정적 토로가 아닌 명백한 조직 내 정치 행위이므로, 당연히 구체적인 근거와 명확한 불법적 요소 혹은 부도덕한 행위가 없을 시, 해당 험담을 개시한 당사자가 도리어 나중에 불리하게 될 수도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도 저는 확실한 근거가 없고 명확한 불법이 없다면, 다소 내가 그 사람이 싫다고 해도 굳이 험담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험담을 단순한 감정적 토로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저는 여러 경험을 통해서 험담이 단순한 감정적 토로에서 끝나는 경우는 본 적이 없고, 결국 그 험담의 대상에 대한 분노를 대다수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시점에서는 그 대상자가 끌어내려 지므로, 제가 그 사람이 아주 악하다거나 분명하게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면, 굳이 누군가의 정치적 목적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 험담을 선호하지 않은 것으로, 그건 제가 딱히 신념이 높아서라기보다는 살면서 체득한 거고, 인간 패턴을 조금 파악해서 내린 행동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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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대통령 탄핵도 그렇죠. 국민 다수가 지지하여 대통령이 됐다지만 어느 순간 대통령에 대한 온갖 험담이 대중적 의견으로 자리 잡을 경우, 대통령은 탄핵됩니다. 언론과 여러 자료 혹은 구설수로 온갖 풍설과 낭설과 사실과 비방이 험담의 형태로 돌고 돌다가, 대통령 권위를 무너뜨리게 되는 건데, 이렇게 봐도 험담은 단순한 감정의 토로가 아닌 명백한 정치 행위의 일종이라고 보이죠. 때문에 험담은 신중해야 되는 게 맞고, 다만 앞서 언급했듯 대상자가 명백한 불법, 부도덕의 행위가 있을 경우에는 저는 차라리 험담을 하기보다는 공식적으로 항의하는 걸 선호합니다.


다만 아주 특수한 경우에 나르시시스트나 소시오 패스 같은 사람이 조직 내에 있어서 의도적으로 험담을 악용해 조직 내 분열을 조장하고 갈등을 만들어 본인만 편하게 살고자 하는 일이 있을 수가 있고, 나르시시스트나 소시오패스에게 약점이 잡히거나 심리적 지배를 당한 사람이 있을 경우에 좀 문제가 복잡할 수는 있습니다. 특히 소시오패스나 나르시시스트가 조직 내 높은 지위를 차지한 경우, 나와 저 사람을 의도적으로 이간질하고 괴롭히며 완력을 행사할 수가 있긴 한데, 이 댓글로 그것까지 언급하기는 너무 길어지니, 이 정도로 정리를 드립죠. 이런 경우 해당 나르시시스트나 소시오패스에게 찍힌 사람만 미친 듯이 괴로울 수가 있는데, 여하튼, 복잡하니 넘어갑니다.


즉 저는 1) 모든 사람이 그 사람을 싫어하면 어차피 평판이 형성된 터라 굳이 나까지 나서서 험담을 할 필요가 없다 2) 나만 그 사람을 싫어한다면 그걸 밝혀서 이익될 게 없으므로 역시 험담을 할 필요가 없다 3) 그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이 섞인 경우에 험담은 정치적 행위가 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신중하게 자료를 모아서, 명백한 부도덕과 불법이 있는 경우, 차라리 험담을 하기보다 공개적으로 항의하는 게 낫기 때문에 역시 험담을 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험담을 하지 않는 이유가 저처럼 다분히 사회생활에서 얻은 계산의 결과인 경우도 있으므로, 신념이나 어떤 자기 신뢰나 판단이나 이런 부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그나저나 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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