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등으로 인한 부모 사망 사고 발생 시 가해자가 피해자 아동의 양육비를 지급하는 법안을 국회에서 연구하고 있더군요. 부모나 주 양육자가 교통사고 등으로 사망할 경우, 피부양 아동이 극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라는 데요. 피부양 가족이 가해자로부터 일부 보상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주 양육자가 사망하였기 때문에, 생활비 등으로 생각보다 빨리 금액이 소진된다고 합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이미 이 법률이 시행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한국을 보면, 이혼한 자기 자녀에게조차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비율이 80%를 상회하는 것에서 볼 때, 과연 교통사고 가해자가 자기 자식한테도 안 주는 양육비를 피해자에게 지급할 것인가, 실효성이 얼마나 되겠나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기 자식 양육비를 주지 않기 위해서 차명으로 경제 활동을 하거나, 아예 정상적인 경제 인구에 포함되지 않으려는 사람까지 있는 등 인생이 파탄에 이르도록 방치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미국의 경우에는 양육비에 대해서 일정 부분 사회적 합의가 도출돼 있고, 지급을 안 하는 부모에 대해서 각종 제제가 활발한 반면, 한국은 이제야 양육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시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한국은 양육비를 집행하는 기관마저도 인원 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는데, 여기에 교통사고 양육비까지 부가하게 되면, 법안의 정체 현상만 강화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다고 봅니다.
심지어 가해자들은 피해자 양육비를 부담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밟을 수 있는 모든 법률적 절차는 다 밟아보겠죠. 그리고 그 사이에 자신의 재산은 다른 곳으로 옮겨 놓을 거고요. 결과적으로 또다시 사법적 절차의 증가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 옵니다. 피해자 또한 어린 나이부터 각종 사법 절차를 밟는 것에 소모될 수도 있고, 이를 방지하자면 결국 국가가 다시 나서야 되는데 이 또한 현재의 시스템에 과부하를 유발하죠.
현재도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친 자식에 대한 양육비 관련 법률과 집행 절차, 기관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도 없이 무작정 남의 아이 양육비를 부담하라는 법률만 상정해 버리면 그 과정에서 극소수의 피해를 보상받는 사람도 나오겠지만, 극도의 갈등도 조장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더군요.
덧붙여서, 자기 자식인데도 양육비 안 주는 사람들이 저는 개인적으로 참 나쁘다고 생각하고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