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들에게 강요되는 감정적 의사 표현

남아와 여아는 일정 부분 감정에서 다를 수 있습니다

by 이이진

저는 뭐 아이가 없지만, 대학생 때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아주 짧게 봉사 활동을 한 이후로 아이들 교육에 개인적인 관심이 있어서 이런저런 자료를 보아오곤 했습니다. 그래서 가끔 아동 심리 프로그램인 금쪽같은 내 새낀가? 그 방송을 알고리즘 때문인지 뭔지 보곤 하는 데요. 한 번은 이미 정신병원까지 갔다 왔던 아동이 방송이 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다소 폭력적이고 비이성적인 행위를 하는 아동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여 비정상이 확실하니 정신병원에 넣어야 된다는 건, 아동을 성인 관점에서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성인이라면 사회에서 기대하는 형상이 있고 이를 형성하지 못할 경우, 폭력성까지 동반할 때는, 통상 비정상으로 분류해서 정신과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수순이지만, 아동은 정상과 비정상의 범주에 넣기보다는 정상 발달과 미발달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성인이 보기에 이상하면 비정상이 아니라 또래 아이 수준에서 발달이 지체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죠. 아동의 미발달은 초반에는 성격 이상, 행동 부주의 등으로 나타나지만 결국에는 학습 지체로 이어집니다. 드물게 학습 지체가 없이 성격 이상, 행동 부주의가 나타나는 아동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학습 지체를 동반한 성격 이상이 따라오게 되는 거죠.


따라서 정신병원까지 갔던 아동은 정신 이상의 문제라기보다는 지능 발달이 지체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이큐가 적정 범위에 있다고 해서 지능이 안전하게 발달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게 지능은 대단히 다양한 양상을 포함하는 뇌의 발달로 인한 결과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드물게 학습에 문제가 없는 지체 발달도 있으나, 이러한 경우 학습에 뛰어난 소질을 보이거나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등 여러 다른 양상을 보이므로 이러한 특성이 없는 문제 행동은 지체 발달로도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초 4 정도의 아이면 부모 앞에서는 어릿광을 부리다가도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 앞에서는 의젓한 척을 하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특히 해당 방송에 나오는 아이처럼 나름 자기 주관이 확고한 아이들은 보통 다른 사람들 앞에서 수치심을 잘 느끼고 자존감도 높아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거나 반대로 고압적이죠. 그런데 방송 속 아이는 자신의 기준은 가지고 있으면서도 의사 전달이 어려워지면 유아기 아이처럼 떼를 쓰고 울고 불고 이에 대해서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신체만 초등학교 4학년일 뿐 행동은 유아기에 멈춰있고 이는 지능 발달의 지체를 의미한다고 생각하고요. 감정의 정상적인 발달이 없는 지능 발달은 없다고 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뿐만 아니라 문제적 행동을 하는 남아를 둔 엄마들은 자신의 모성이 부족해서 이러한 일이 생긴 것이 아닌가 자책을 하며 지나치게 감정을 투사하는 경향이 생길 수가 있는데, 이러한 접근 방식은 남아들에게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여아들과 달리 남아들 중에는 감정을 잘 분화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남아들은 감정을 여러 형태로 드러내지 못하고 분노, 고함, 침묵의 공격적인 형태를 단순하게 반복하기가 쉽습니다.


즉 이런 남아들은 슬플 때도 고함을 지르고, 억울할 때도 고함을 지르고, 피곤할 때도 고함을 지르고, 경계할 때도 고함을 지르는 식인 거죠. 주먹질을 한다고 해서 상대방을 때려죽이겠다는 게 아니라 단순히 짜증이 나서 그렇게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런 남아들에게 엄마가 지나치게 반응하며 무기력과 우울감, 슬픔 등을 반복적으로 투사할 경우, 남아들은 쉽게 말해 회로에 오류가 발생합니다.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감정을 엄마의 무기력과 우울 등을 통해 인지하기 때문에, 결국 아동 스스로의 자괴감으로 이어지며 엄마를 비롯한 인간관계를 회피하게 되고 이는 결국 고립을 불러오는 거죠. 고립은 더욱더 감정의 둔화를 가속화합니다.


남아들이 감정적으로 엄마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엄마들은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남아들은 성인 남성이나 나이가 많은 남자들을 통해서 감정 인지뿐만 아니라 행동 교정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어떤 감정이 느껴지면 (그게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그걸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부터 배워나가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그건 때로는 남자들만이 가능한 물리적인 질서 속에서 자리 잡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교육으로도 수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과감히 사이코패스와 같은 본질적인 인성으로도 규정해 볼 수가 있겠죠.


그런데 현재는 남아들에게 실제로는 가능하지 않은, 감정의 인지를 먼저 하도록 가르치다 보니, 남아들이 이에 대해 쉽게 호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경향이 생긴다고 봅니다. 현대 사회를 살면서 짜증이 난다고 주먹질을 하는 게 통용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교정할 필요는 있지만, 그 방식은 남아들이 선호하거나 혹은 가능한 방식으로 이행되어야 합니다. 이런 남아들에게 여성과 같이 감정을 느끼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고문과도 같을 수 있고, 남아들의 감정 발달은 여아들의 감정 발달과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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