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과 한의학
어느 분이 양학과 한의학을 비교하시는 글을 쓰셔서 제 뇌피셜 정리해 봤습니다.
양학과 한의학은 출발점에서부터 좀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양학은 어떤 기준을 정해 놓고 (기준을 정하기까지 연구를 하고) 거기에 해당하면 치료가 들어가는 개념이라, 증세가 있어도 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면 치료를 하지 않습니다. 저도 만성 간염이 있다고는 하나 바이러스 정량 수치 기준에 따라 치료가 결정되어 증세 자체가 의미 있지는 않습니다.
제가 아무리 극심한 피로를 느낀다고 양학 병원을 찾아가도 각종 간 관련 수치가 정상이면 치료가 들어가지 않고, 이 때문에 환자들은 해결되지 않는 증세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가 갑작스러운 혼수가 발생하면 그때서야 부랴부랴 치료가 들어가는 개념이죠. 양학에서는 개인의 주관적인 증상은 실제적인 수치로 입증이 돼야 합니다.
때문에 양학은 계속해서 예외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서, 같은 질병이라도 수십 가지 질병 코드를 갖고 있고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거죠. 당뇨병이라도 수 십 가지 질병코드를 가지며 의사들도 이거를 죽어라 숙지해야 합니다.
반면에 동양학은 개별적인 증세 완화에 초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실체적인 수치가 없다 하더라도 극심한 피로를 느낀다거나 하는 개인적 증상에 대해서까지 포괄적으로 접근하며 여기에는 체질을 적용합니다. 같은 원인을 갖더라도 각자의 신체 특성에 맞게 약을 조제하게 되고 때문에 양약과 같은 보편타당한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거죠.
개인이 실제로 증상이 나아지건 관계없이 (애초에 수치가 정상인데 혼자 아프다고 하는 거라(?) 질병 유무 자체를 판단하기가 어렵고) 나아졌다고 생각하면 치료가 종료되는 개념이라서 한의학이 실제로 효용이 있는가를 입증하는 것이 힘든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의학 때문에 나아진 건지, 환자 주관의 영역인 건지 입증이 힘들 수 있는 거죠.
때문에 환자들도 양학에서 정확한 수치로 질병을 진단받으면 양학에 의한 치료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고, 양학으로 진단받기 힘든 전조 상태 혹은 애매한 상태에서는 한의학을 찾아갈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