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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의 상동행동은 다른 자극을 억제하는 방편일 수도

의도적으로 강박 반복 행동을 스스로 함으로써 외부 자극을 없애는 거죠

by 이이진

https://youtu.be/AVwKHUYGKhY? si=I3 vSWK28 J3 QNiuf_


상동 행동까지는 아닌데, ^^;;;;; 저도 좀 비슷한 면이 있어서 설명을 드리면, 예를 들어 주사 맞을 때 주사기가 들어오는 걸 인지하지 못하도록 엉덩이를 툭툭 때리면서 감각을 분산시켜 불안을 잠재우며 주사를 놓듯이, 어떤 자극을 억압하기 위해서 한 자극을 의도적으로 발생시켜 집중하는 그런 거 비슷하다 보고 있습니다. 고양이나 애들이 이상한 거 먹을 때 눈앞에서 좋아하는 거 보여주면 바로 그 관심을 돌리잖아요. 어떤 외부 자극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 혹은 억압하기 위해서 스스로 자극을 만들어 반복적으로 행동하는 거죠.


아마 마준이도 낯선 장소에 가거나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감각이 너무 활성화가 되면서, 그러나 자폐인들을 보니까 그 감각을 통합하는 데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그 감각으로 불안이 발동하므로 다른 자극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집착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집에 와서 반복적으로 뛰는 것도 그 자극을 신체에 동일하게 줌으로써 모든 감각이 그 반복 행동에 집중하고 따라서 남은 불안이 잠재워진다,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가령 저도 사람이 많거나 낯선 장소나 불특정 다수가 다니는 도로를 걸을 때는 감각이 폭발할 지경이니까, ^^;;;;;; 거의 본능적으로 요즘에는 자동차를 보는데, 자동차도 특정 부위(?)를 봐야만 불안이 사라집니다. 그 부위를 찾는 과정 그리고 그 부위에 완전히 집중하는 과정을 통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차단한다, 저도 이걸 안 하고 싶지만, 도로를 걸으면 자동차를 봐야만 그리고 그 특정 모양을 봐야만 불안이 가라앉습니다. 갑자기 자동차 보고 멈춰서 이상한 부위를 보는 저를 이상하게 보는 분들도 있어요. ^^;;;;;


제가 어렸을 때부터 영화 속이나 어떤 좋아하는 장면은 계속 봐야만 하는 이상한 습관이 있어서, 저희 가족들도 제가 그 영화와 장면을 거의 100번 넘게 계속 봤던 걸 기억할 정도로, 근데 제가 한동안 조현정동장애로 상당히 고생할 때는 이런 습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가, 최근 이상할 정도로 좋아지면서, 역시 이 행동을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일반 사람은 아마도 못 할 거 같은데, 약간 제가 조현정동장애에 이를 정도의 어떤 부분이 있다 보니까, 저는 어떤 영상은 하루 종일도 볼 수 있고, 그 반복 행동에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며, 오히려 그걸 봐야 하루 일과가 끝났다 이렇게 됩니다. 같은 먹방이나 뮤직비디오나 어떤 영상은 1000번은 기본적으로 넘게 봤을 걸요. ^^;;;;; 몇 천 번 될 수도 있어요. ^^;;;;;; 다만 여기서 제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선호도 정도. 즉 선호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고 선호가 되면 그냥 계속 심하게 봅니다. 이것도 일종의 상동 행동 비슷하죠.


이거를 그만하게 하려면 그것과 같은 그러나 주변에 불쾌감을 주지 않는 다른 반복 행동, 상동 행동을 찾아야 됩니다. 제가 그 영상이나 감각을 그나마 덜 보거나 덜 집착하는 때는, 그것과 같은 수준의 선호를 갖는 다른 영상이나 행위를 찾았을 때거든요. 즉 마준이가 또 뛴다고 하면 반짝이는 뭔가를 보여 준다거나, 다른 이상한 소리를 귀에 들려준다거나, 그런 어떤 본능적으로 선호하는 또 다른 상동 행동을 만들어주면 좀 나은 거죠. 근데 그걸 찾기가 아주 어렵기는 합니다. 강박 비슷하게 그 행동을 해야만 하루 일과가 끝나거든요. 참, 설명하면서도 이상한데. ^^;;;;;; 또 멈추는 계기는 거기서 뭔가 패턴 비슷한 거를 찾아내서 통일을 시키는 상황 정도???


통상 애들이 말을 하려는 계기는 본인이 답답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뭔가 필요하고 부족하고 불만족스럽고 섭섭하고 이런 어떤 감정이 생길 때 부모가 알아주지 않으니까 어떻게든 말을 하려고 하는 거라서, 마준이처럼 자폐아들은 기본적으로 욕구 수준 자체가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까 (사람이 성장할수록 원하는 게 많아지나 자폐아들은 그 수준이 어린 시절에 멈추는 거 같아요)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거죠. 먹고 자고 하면 기본 욕구가 충족되니까요. 따라서 조금 불만족하게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의견을 드려봅니다만, 이럴 경우 엄청난 저항도 생기긴 하겠죠, 이미 해보셨을 가능성도 크고.


계속 약들이 나오고 있으니, 좀 나아질 겁니다. 그나저나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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